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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LG, 왜?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1-23 21:16


LG가 편안한 길을 스스로 버렸다. 천신만고 끝에 선두에 올라섰다. 하마터면 200만 관중돌파의 날, 창원 팬에게 쓰린 기억을 안겨줄 뻔 했다.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LG는 5연승을 달렸다. SK, 모비스와 함께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경기였다. 편안한 길을 놔두고 어렵게 갔다. 자칫 벼랑 끝에서 떨어질 뻔 했다. KCC 임재현의 3점슛이 실패하면서, 비로소 창원 팬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LG가 2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KCC와의 원정경기에서 75대72로 승리했다. 26승11패를 기록한 LG는 이날 KGC에 대역전승을 거둔 모비스, SK와 함께 1위로 올라섰다.

LG는 이날 너무나 의미깊은 경기였다. 이날 창원을 찾은 농구팬은 6345명. LG는 결국 KBL 최초로 역대통산 200만 관중을 돌파(2만721명)하는 구단이 됐다.

초반은 순조로웠다. 최근 LG는 모비스전에서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LG 김 진 감독은 "그동안 모비스에 고전했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은 게 소득. 하지만 중간중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라고 했다. 모비스, SK는 플레이오프 중요한 길목에서 만날 가능성이 농후한 라이벌팀이다. LG는 SK와의 경기에서는 우위를 점했지만, 모비스의 경험과 노련미에 번번이 무릎을 꿇었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LG는 전반전 KCC를 사정없이 몰아쳤다. 20-18로 시작한 LG는 김영환의 속공과 유병훈의 3점, 그리고 제퍼슨의 골밑슛으로 순식간에 7점차로 스코어를 벌렸다.

최근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제퍼슨은 곧바로 골밑을 장악했고, 교체된 크리스 메시 역시 묵직한 움직임으로 연속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전반전에만 46-30, 16점 차.

조금만 더 달아나면 KCC가 포기할 수도 있는 점수 차. 하지만 좀처럼 LG는 추격의 사정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감이 독이 됐다.


4쿼터 초반 선수들의 집중력이 현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KCC가 강력한 대인방어로 압박하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임재현에게 스틸을 당했고, 제퍼슨이 3초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다. 곧바로 패스미스까지 나왔다. 그러자 KCC는 추격에 탄력을 받았다. 강병현의 3점포, 노승준의 골밑 슛이 터졌다.

경기종료 4분6초를 남기고 강병현의 3점포가 터지면서 결국 68-68, 동점. 조상열이 천금같은 3점슛으로 KCC 추격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하지만 상승흐름을 탄 KCC는 노승준의 골밑 득점이 나왔다. 제퍼슨의 골밑슛으로 응수했지만, KCC는 다시 윌커슨이 골밑에서 우겨넣었다. 경기종료 27.9초를 남기고 제퍼슨의 슛이 불발됐다. 공격권은 KCC. 남은 시간은 27.9초. 73-72, 1점차 LG의 리드.

하지만 윌커슨의 돌파도 무위로 그쳤다. KCC는 반칙으로 끊었다. 김시래는 두 개의 자유투를 모두 넣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3점 차로 앞선 LG는 반칙으로 무조건 끊었어야 했다. 그런데 경기 종료 직전 오른쪽 코너에서 KCC 임재현에게 완벽한 3점슛 찬스를 내줬다. LG 수비의 실책이었다. 임재현은 회심의 3점포를 던졌다. 하지만 슛은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LG는 천신만고 끝에 공동 1위에 올랐다.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경기내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LG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준 경기였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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