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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주 카드, 신한-우리 라이벌전 어떤 영향 미칠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1-19 02:02 | 최종수정 2014-01-19 07:07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가 14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렸다. 신한은행 하은주가 삼성생명 애슐리와 리바운드볼을 다투고 있다.
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1.14/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에 딱 1점이 모자랐다. 그만큼 박빙이었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두 팀은 확실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지휘봉을 잡은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과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지략대결도 만만치 않다. '사제 대결'이라는 불편한 인연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팀컬러를 구축, 나머지 팀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18일 '안산 혈전'은 명승부였다. 80대79로 우리은행이 이겼다. 막판 절묘한 하이-로 플레이로 우리은행 외국인 선수 샤샤 굿렛이 결승점을 뽑았다.

우리은행은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4게임으로 벌렸다. 이변이 없는 한 정규리그 2연패가 가능하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힘은 만만치 않다. 이날 전반전은 44-34, 완벽한 신한은행의 페이스였다. 전반전이 신한은행의 다양한 공격루트와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힘이 인상적이었다면, 후반은 우리은행의 강한 체력과 수비 조직력이 돋보였던 경기였다.

이날 우리은행 양지희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5득점을 성공시켰다. 두 팀 모두 센터형 외국인 선수가 아닌, 포워드형 외국인 선수를 제 1옵션으로 내세웠다. 결국 골밑에서 양지희에게 많은 미스매치가 생겼고, 우리은행은 집요하게 신한은행의 골밑을 공략했다. 신한은행이 더블팀을 쓰면, 외곽으로 연결해 오픈 3점슛을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오프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실시 되는 팀이다. 챔프전에서 만날 확률도 매우 높다. 이변이 없는 한 그렇다.

우리은행은 더 이상의 전력증가 요인이 없다. 위성우 감독은 "더 이상의 전력 증가요인은 없다. 정규리그 1위 싸움도 버겁다. 계속 총력전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하은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시즌 막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가정법에 불과하지만, 이날도 하은주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은행 양지희가 대량득점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하은주가 성공적으로 가세할 확률은? 그리고 성공적으로 가세했다고 가정할 때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어떤 영향을 보일 것인가다.

기본적으로 하은주의 무릎부상이 회복될 경우에도 100% 호전되진 않을 것이다. 그만큼 고질적인 부상이다. 그리고 출전시간은 20분 내외다. 체력이나 기동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 출전시간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신한은행의 공격옵션 카드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은주와 스트릭렌의 골밑에서 2대2 게임을 할 수 있고, 찰떡궁합인 최윤아와도 가능하다. 하은주가 골밑을 지켜주면 조은주 곽주영 김연주 김단비 등 외곽슈터에 그만큼의 슛 기회가 돌아간다. 우리은행은 양지희나 이선화가 돌아가면서 막겠지만, 1대1로 막기는 너무나 버겁다.

18일 우리은행의 페인트 존 득점은 54, 신한은행은 42점이었다. 양지희가 압도적인 골밑득점을 넣었는데, 하은주가 가세하면 이 부분이 역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 또 다른 의문 하나. 하은주가 성공적으로 가세했을 때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에게 승리할 확률이 더 높을까.

하지만 농구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하은주가 가세했을 때 신한은행은 약점이 생긴다. 트랜지션 게임이다. 기동력이 당연히 떨어진다. 물론 신한은행 앞선의 수비력은 괜찮다. 하지만 속공 상황이 된다면 상대의 2차 속공에 당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이날 양팀의 속공 득점은 13-13이었다. 기동력은 우리은행의 최대강점이다. 모든 선수들이 뛴다. 하지만 신한은행 선수들 역시 투지를 발휘했다. 속공득점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증거다. 우리은행의 기동성을 그만큼 압박했기 때문에, 신한은행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은주가 가세하면 이런 균형은 무너진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림 4~5m 떨어진 미드 레인지 슛 찬스를 만드는데 가장 능숙한 팀이다. 정확한 패스와 움직임으로 임영희 양지희 퀸 등이 득점을 올린다. 기동성의 약화로 인해 하은주의 수비범위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약점을 공략한다면, 우리은행은 하은주에게 높이를 뺏기는 대신, 강력한 공격루트 하나가 생기는 셈이다.

하은주 가세의 빛과 그림자다. 문제는 앞으로의 행보다. 신한은행으로서는 하은주의 정상적인 복귀와 함께 유기적인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그녀의 가세로 생기는 장점과 약점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라이벌전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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