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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최하위 동부에 또 다른 악재가 생겼다. 팀의 주전 포워드 이승준이 시즌 아웃될 위기다.
이승준은 17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경기에서 4쿼터 5분20초 경 코트에 쓰러졌다. 다른 선수와의 충돌은 없었다. 팀이 득점에 성공한 뒤 수비를 하기 위해 반대 코트로 뛰어가려던 순간, 미끄러지며 다리가 풀려버렸다.
하지만 공수에서 맹활약하던 이승준이 코트 밖으로 물러나며 동부의 득점력은 크게 떨어졌다. 남은 시간 동안 KGC가 9점을 넣었지만, 동부는 단 4득점에 그쳤다. 결국 동부는 62대80으로 지면서 8연패의 늪에 빠졌다.
문제는 이승준의 부상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동부 이충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승준의 왼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것 같다. 정확한 상태는 검진 뒤에 알 수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KGC 관계자는 "1차로 상태를 체크한 장내 의료진의 말로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상태라고 한다. 정확한 상태는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준은 정밀 검진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만약 이승준의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이 실제로 끊어진 것이라면 남은 시즌에는 출전할 수 없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고, 재활기간도 꽤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 팀의 기둥인 김주성 역시 부상으로 개점휴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준까지 빠지게 된다면 동부의 장점이던 높이는 완전히 붕괴된다. 이달 말 윤호영이 제대해 팀에 복귀하는 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다.
이 감독은 "당초 계획했던 트리플 포스트 '빅3'가 이제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부상이 자꾸 생겨 팀의 구심점을 맡을 선수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과연 동부가 이 위기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