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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KT 리차드슨은 2% 부족한 용병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12-13 21:59 | 최종수정 2013-12-14 09:08


앤서니 리처드슨은 뛰어난 공격 스킬과 높이가 있다. 하지만 공수에서 세부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KT의 현재 상황과 맞물려 이 부분은 너무 뼈아프다. 리처드슨의 수비 장면.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2.11/

KT 앤서니 리처드슨은 시즌 초반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성민과 함께 투톱으로 KT의 공격을 이끌었다.

올해 용병드래프트 4순위로 뽑혔지만, "기대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라는 극찬을 들었다.

그런데 경기를 치를수록 기복이 있다. 어떻게 보면 한계가 보이기도 한다. KT 전창진 감독은 승부처에서 리처드슨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정한 경우 아이라 클라크를 승부처에 내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KT의 최대강점이 조성민과 리처드슨의 조합인데도 그렇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리차드슨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이 고쳐져야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량미달의 외국인 선수를 가진 팀이라면 전 감독의 말이 배부른 투정일 수 있다. 하지만 KT의 상황과 리처드슨의 장, 단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충분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일단 기록을 살펴보자. 리처드슨에게 이상한 점이 있다. 경기당 평균 25분 정도를 뛰었다. 18.5득점, 5.6리바운드, 2.5어시스트, 1.1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3위, 블록슛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m의 신장과 뛰어난 운동능력, 그리고 긴 리치를 이용한 좋은 블록슛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리바운드 개수는 실망스럽다. 비슷한 시간을 뛴 포워드형 용병 리카르도 포웰(7.5개), 제스퍼 존슨(6.3개)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가뜩이나 높이가 좋지 않은 KT다. 리처드슨 외에는 리바운드를 잡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공격 패턴도 비효율적이다. 그는 골밑이 아닌 외곽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때문에 KT의 조성민과 오용준 등과 반경이 겹친다. 반면 골밑은 비는 경우가 많다. 골밑 포스트 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전 감독은 "골밑 공격을 할 수 있는 테크닉이 없다"고 했다. 몸싸움도 약하다. 때문에 외곽슛이 들어가는 날에는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지만, 정작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안정감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기복이 심한 핵심적인 이유다. 공격적인 한계에 대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바꿀 외국인 선수가 마땅치 않은데다, 공격의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리처드슨이다.

전 감독은 팀 패턴으로 이런 약점을 상쇄하려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전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가 그렇게 좋지 않다. 이 부분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KT는 민성주와 장재석이 있다. 불완전하지만 외국인 선수와 매치를 할 수 있는 높이를 갖췄다. 그 다음이 관건이다. 골밑 파트너인 리처드슨이 효율적인 더블팀으로 장재석과 민성주가 갖게 되는 미스매치를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리처드슨의 경기를 살펴보면, 그런 센스와 능력에서 한계가 느껴진다. 이런 골밑 수비의 불안정성 때문에 KT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좋은 조직력과 폭발력있는 외곽포를 보유하고 있는 KT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리처드슨에서 발생되는 일종의 딜레마다.


결국 공수에서 안정감이 현격히 떨어진다. 13일 오리온스전이 대표적이다. 14득점, 8리바운드를 했지만,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 57-63으로 뒤진 KT가 흐름을 잡은 경기종료 4분19초, 무리한 중거리슛 에어볼을 날렸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결정적인 두 개의 실책으로 승부처의 흐름을 완벽하게 오리온스에게 내줬다.

KT는 현재 4위다.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도 있는 위치다. 2% 부족한 리처드슨이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메우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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