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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의 힘이 느껴진 경기. LG에게는 많은 숙제를 부과한 경기였다.
모비스의 이런 매치업 시스템 설정은 확실히 효과적이었다. 힘의 차이는 명확했다. 초반부터 모비스는 LG의 골밑을 착실히 공략하기 시작했다.
1쿼터 모비스가 7득점을 몰아넣은 문태영을 앞세워 22-14로 앞섰다. 2쿼터 모비스는 점점 더 간격을 벌리기 시작했다. 라틀리프와 문태영, 함지훈의 효과적인 2대2 공격이 위력을 발휘했다. LG가 골밑에 적극적인 도움수비를 가자 외곽에 찬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종천 이대성이 3점포를 놓치지 않았다. 반면 LG는 김종규의 1대1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골밑패스는 모비스의 수비에 번번이 걸렸다. LG는 골밑 장악력을 잃어갔다. 반면 모비스 라틀리프는 3쿼터까지 8득점, 11리바운드, 6블록슛의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결국 3쿼터 2분27초 점수차는 49-31, 17점차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LG는 만만치 않았다. 외곽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모비스의 순간적인 수비의 느슨함도 있었다. 유병훈의 3점슛과 메시, 김종규의 연속 골밑슛으로 3쿼터 4분47초를 남기고 40-49로 추격했다.
그런데 이때 양동근이 움직였다. 저돌적인 골밑돌파로 LG의 상승세를 차단한 양동근은 또 한 차례의 골밑돌파로 바스켓카운트를 얻고 3점 플레이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모비스의 10~13점 차 리드가 계속 이어졌다. 이 시점에서는 이런 패턴을 누가 깨느냐가 관건이었다. 모비스가 15점차까지 리드하면 완승모드. 반면 LG가 10점 차 안으로 근접하면 추격전 양상. 경기 흐름이 그랬다. LG가 4쿼터 그 패턴을 서서히 깨기 시작했다. 4쿼터 2분 양우섭의 3점포로 55-64, 9점차까지 근접했다.
패턴을 먼저 깬 LG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4쿼터 투입된 LG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경기종료 2분25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성공. 21초 뒤 얻은 자유투 2구를 실패했지만, 리바운드한 김시래가 그대로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경기종료 2분4초를 남기고 점수차는 72-68, 모비스의 4점차 리드. 승부처가 찾아왔다.
하지만 모비스는 확실히 노련했다. 연속적으로 공격에 실패했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며 공격권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반칙을 얻은 벤슨이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며 5점차. 남은 시간은 57초. 이때 경기내내 침묵하던 LG 문태종이 움직였다. 중앙에서 던진 3점포가 백보드를 맞고 빨려들어갔다. LG에게 행운이 깃드는 순간.
또 다른 승부처. 남은시간은 50.4초, 모비스의 2점차 리드(73-71). LG의 완연한 상승세. 하지만 모비스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양동근은 침착하게 시간을 흘려보낸 뒤 28.1초를 남기고 스크린을 받고 중앙 3점포를 날렸다. 이 슛은 그대로 림에 빨려들어갔다. 맹렬한 추격을 거듭하던 LG의 기세를 완벽히 꺾는 양동근의 힘이었다. LG는 양우섭의 골밑슛으로 끝까지 저항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모비스의 시스템이 LG의 기세를 누른 경기였다. LG는 막판 인상적인 추격전을 펼쳤지만, 분명한 한계는 있었다. 골밑에서 모비스에게 전체적으로 밀렸다. 확실히 LG에게는 고민을 안겨주는 경기였다. 올 시즌 맞대결 3연패. 김종규와 메시, 제퍼슨의 골밑이 전체적으로 밀리면서 외곽 찬스도 많이 나지 않았다.
양동근은 14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오랜만에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했다. 3쿼터까지 경기를 지배한 라틀리프와 함께 문태영(17득점) 함지훈(12득점)이 골고루 활약했다.
반면 LG는 제퍼슨(7득점)김종규(10득점, 3리바운드) 메시(9득점, 13리바운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