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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진정한 강팀이라는 증거, KT전 승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1-10 16:29



SK에게 2년차 징크스란 없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SK는 1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종료 30여초 전 터진 변기훈의 극적인 역전 3점포에 힘입어 71대68로 신승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10승3패가 되며 공동 1위이던 모비스를 다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오르게 됐다.

사실 SK에 매우 부담스러운 원정길이었다. 전날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라이벌전에서 45점밖에 넣지 못하며 완패한 악몽을 떨치기도 전에 먼 부산까지 이동을 했기 때문. 여기에 KT는 최근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었다.

문경은 감독은 "어차피 각 구단 선수들의 실력은 모두 비슷하다. 결국 팀 분위기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게 프로농구"라고 항상 강조해왔다. 때문에 전날 밤 11시가 넘어 부산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선두권에 있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한순건에 확 무너질 수 있다"고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선수들도 감독 미팅 후 자리를 뜨지 않고 자체 토론을 하며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고 한다. 이날 역전포를 터뜨린 변기훈은 "감독님, 그리고 동료들과 그렇게 얘기를 하며 부담감을 많이 떨쳐낼 수 있었다"고 했다.

시작은 어려웠다. 경기 초반 점수를 벌렸지만 2쿼터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고 실책이 이어지며 상대에 역전을 허용했다. 여기에 전날 부상을 털고 복귀한 박상오와 김민수가 여전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주전 2명이 빠진 채 연전을 치르기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결국 이겨냈다. 특히, 2점 뒤진 경기 종료 30초 전 김선형의 공격이 성공되지 않았지만 박승리의 공격 리바운드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었고 변기훈이 침착하게 역전 3점슛을 성공시키는 장면, 이후 수비에서 끝까지 리바운드를 따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장면은 SK가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났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사실 이번 시즌에도 SK가 지난해와 같은 독주를 할 수 있을까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이 많았다. 선수 구성이 똑같은 상황에서, SK 농구에 대한 패턴이 상대팀들에게 이미 읽혔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시즌이 될 수도 있었다. 여기에 주전 선수들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SK다. 조직력은 더욱 극대화돼 상대는 SK의 공격과 수비 패턴을 알면서도 뚫지 못한다. SK는 KT전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을 팀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렸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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