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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에 변화가 없는 팀중 하나다.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새로운 선수 영입도 없었고, 특출한 신인이 들어온 것도 아니다.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 코트니 심스와도 재계약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SK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패했지만, 압도적인 레이스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굳이 지난 시즌 멤버를 바꿀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SK는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에서 45대62로 대패를 당했다. 최하위팀에게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SK가 올린 45점은 올시즌 한 팀 최소 득점 기록. 삼성의 일대일 압박 수비에 선수들 모두 집중력을 잃었다. 3쿼터까지는 5점차 이내로 따라갔지만, 4쿼터 들어 체력과 집중력 모두 무너졌다. 김민수와 박상오가 모두 돌아온 상태에서 치른 두 번째 경기였음에도 SK 특유의 공격적인 컬러를 내지 못했다.
지난 7일 KGC와의 경기에서도 SK는 전반까지 36-26으로 10점이나 앞섰지만, 3쿼터서 한 때 동점을 내주는 등 후반에는 고전을 한 끝에 겨우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를 통해 나타난 것은 김민수와 박상호를 투입했을 때의 공격력이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4포워드의 주요 축인 최부경-김민수, 박상오-변기훈이 공간 활용과 상대 매치업에서 겹치거나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문경은 감독은 김민수와 박상오가 복귀하던 날 "지금까지는 우리 색깔의 농구를 하지 못했지만, 이젠 민수와 상오가 돌아왔으니 4포워드라는 옵션을 쓸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김민수와 박상오 모두 아직은 경기 감각이 정상 수준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좀더 활발한 움직임과 전술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문 감독의 생각이다.
이날 삼성전을 마치고 문 감독은 "그동안 상오와 민수 없이 식스맨을 넣어 경기를 하다가 엔트리가 꽉찬 상황에서 2경기를 했다. 하지만 하루빨리 선수들의 역할에 대해 좀더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 감독은 "지난 시즌을 포함해 최악의 공격이 나온 경기였다"고 자책했을 정도로 이날 SK는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수비는 어느 정도 이뤄졌는데, 공격에서 손발이 맞지 않았다. 이 부분을 문 감독이 언급한 것이다.
SK는 이날까지 12경기에서 게임당 평균 70.6득점, 68.0실점을 기록했다. 10개팀중 수비력은 2위지만, 공격력은 7위에 그쳤다. 1가드-4포워드 시스템이 원활하게 가동되지 못했다는 증거다. 지난 시즌에 비해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만큼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고 팀플레이도 완성도가 높아졌지만, 김민수와 박상오도 함께 녹아들 수 있는 분위기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