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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트윈타워 이종현(2m7)과 이승현(1m97)은 놀라움, 그 자체다.
한마디로 클래스 자체가 다르다. 프로에 있는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둘의 조합만 봤을 때는 국내 최고다.
실업 기아시절 한기범-김유택, 휘문고 시절 서장훈-현주엽의 조합을 보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능가한다.
이 트윈타워는 뛰어난 개인기량과 함께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센스까지 겸비하고 있다. 이종현은 대학 1년생 답지 않게 매우 노련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이승현은 수비와 리바운드 등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매우 높다. 김남기 전 오리온스 감독은 "이종현은 기본적으로 센스를 타고 났다. 그리고 이승현의 경우 쓸데없는 플레이가 없다. 모두 팀에 도움을 주는 공헌도높은 플레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이종현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대학 최대어로 꼽히는 센터 김종규(경희대)와 비교한다. 높이를 제외하면 이종현이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승현은 아쉽게 대표팀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3점슛 능력까지 일취월장하며 계속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승현은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1순위는 떼논 당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경희대 빅3보다 이승현이 더 낫다. 기본적인 팀 플레이 능력과 함께 파워를 갖춰 프로적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확실히 지금 당장 프로에 진출해도 이들은 각 포지션에서 최고수준의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미래의 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여전히 기량이 늘어가고 있는 두 선수의 발전속도에 따라 한국남자농구의 국제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보완해야 할 점은 뭘까.
이종현은 파워보강이 꼭 필요하다. 그는 19일 KT전을 승리한 뒤 "살이 잘 찌는 체질인데,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를 왔다가다 하다보니 체중이 늘지 않는다"고 했다. 김종규나 김민구 등 대부분 국가대표 아마선수들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나타난 한국 남자농구의 가장 큰 약점은 높이가 아닌 파워다. 예를 들어 이란과의 예선에서 김민구가 매치업 상대 이란 니키 바라미(1m98)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던 것도 높이보다는 파워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페네트레이션에서 계속 밀렸고, 결국 하이 포스트 부근에서 쉽게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허용했다.
이종현의 약점도 프로-아마 최강전 1회전 오리온스전에서 나타났다. 오리온스는 빠른 골밑 트랩디펜스로 이종현의 움직임을 사전차단했다. 이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외곽으로 내주거나, 힘으로 뚫고 들어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지만 파워약점으로 인해 이종현은 한 가지 방법밖에 쓰지 못하며 고전했다.
문제는 국내농구가 체계적인 파워보강운동을 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와 프로 모두 그렇다. 예전 송영진은 외국인 선수에 대항하기 위해 몸무게를 늘렸다가 스피드만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겼다. 효율적인 벌크업(근육량 늘리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빅맨들의 파워보강은 필수다. 한국만 예외적인 경우다. 전문가들을 고용해 정확한 프로그램으로 효율적인 벌크업을 해야 한다. 당연히 벌크업에 성공한 오세근, 김태술의 경우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승현은 이번 대회에서 슛 거리를 늘렸다. 국가대표 탈락에 대한 반성이다.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제 이승현을 국제무대에서 쓰기에는 애매하다. 중국이나 중동에 비해 높이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외곽이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최고수준의 파워포워드지만, 국제무대로 나가면 어정쩡한 포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재학 감독도 이같은 약점 때문에 고심 끝에 이승현을 제외시켰다. 이승현의 슛 터치는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는 스스로의 말처럼, 그의 3점포는 현재 매우 어정쩡하다. 점프를 많이 하지 않는 세트슛 형태이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좋은 팀을 만나거나 장신선수들이 그대로 스위치를 해버리는 국제무대에서는 유효한 무기가 아니다.
그가 보강해야 할 테크닉은 골밑 포스트업과 1대1 페이스 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다. 프로-아마 최강전 2게임에서 나타난 그의 플레이 특징은 3점슛 라인 바로 앞에서는 1대1 페이스업, 하이 포스트 부근에서는 포스트 업을 대부분 사용한다. 하지만 1대1 페이스 업에서 포스트업으로 변환하는 장면은 극히 드물다. 이 부분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이승현은 더욱 위력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이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질 때 3점슛이 장착된 이승현은 전술적으로 더욱 유효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당연히 국제무대에서도 높이를 극복한 테크니션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