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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시즌 프로농구 박진감 높아진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09 06:49


프로농구가 일부 규칙 개정으로 인해 다음 시즌부터 한층 박진감 넘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시즌 모비스와 SK의 챔피언결정전 장면. 허상욱 기자



'재미를 위해 규칙을 고쳐서라도….'

지난 2012∼2013시즌 남자 프로농구는 역대 최악의 위기였다.

승부조작 사건이라는 외적 대형악재가 크기도 했지만 내적으로도 인기 저하 요인이 있었다.

이른바 농구가 재미없어졌다는 것이다. 농구의 묘미는 빠르게 전개되는 공-수 플레이와 몸싸움, 잠깐 눈을 떼도 놓치고 마는 슈팅의 향연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농구는 이런 재미가 크게 반감됐다는 팬들의 불만을 많이 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득점 경기의 난무였다.

객관적인 기록상으로도 잘 나타났다. 2012∼2013시즌 정규리그 10개 구단 전체 평균 득점은 73.4점으로 역대 최저였다.

평균 득점은 최근 5시즌만 보더라도 해마다 추락했다. 2008∼2009시즌 82.4점, 2009∼2010시즌 78.7점, 2010∼2011시즌 77.8점, 2011∼2012시즌 76.7점 등으로 하강곡선을 긋다가 바닥을 긴 것이다.

역대 프로농구 최초로 평균 20점 이하 정규리그 득점왕(제스퍼 존슨·KT·평균 19.7득점)이 탄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농구 총 관중도 2011∼2012시즌 133만3787명으로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13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가 2012∼2013시즌 121만1623명으로 감소했다.


재미없다고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팬심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10개 구단 감독들이 프로농구 흥미 향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빠른 경기진행과 보다 많은 골장면을 촉진하기 위해 일부 규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각 구단 감독들은 지난 1일 감독자 회의를 갖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감독자 회의에서 논의된 안건은 3가지였다. 우선 림이나 골대 백보드를 맞고 튕긴 공이 백보드 뒤로 넘어갔을 때에도 인플레이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선수가 슈팅한 공이 림을 맞고 튕겨서 백보드 바로 뒤로 넘어가면 곧바로 아웃이 선언돼 상대팀에게 공격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백보드 뒤로 넘어갔더라도 베이스라인을 넘지 않았다면 플레이를 계속진행하자는 것이다. 백보드 뒷면과 베이스라인 사이에는 1.2m의 공간이 있다.

너무 잦은 휘슬로 인해 경기가 자꾸 중단되는 것도 짜증 요인이었다. 불필요하게 맥이 끊기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두 번째로 24초 공격제한시간 규칙도 일부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칙에서는 공격 팀이 득점에 실패함과 동시에 24초 바이얼레이션에 걸리고 수비 팀 선수가 공을 잡았다면 경기가 잠깐 중단되고 수비 팀의 드로인 공격으로 다시 재개된다.

하지만 드로인 공격권을 위해 흐름을 중단할 게 아니라 수비 팀이 공을 잡은 즉시 계속 공격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개선안이다. 이같은 규칙은 아마추어 농구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 역시 경기의 흐름을 끊지 말고 박진감을 더하자는 아이디어다.

세 번째 개선안은 속공 파울이다. 상대팀의 속공을 의도적으로 저지하려고 신체접촉을 했을 때 주어지는 속공 파울은 애매한 판정 논란의 주요 대상이었다. 속공 파울 기준을 엄하게 적용해 플레이를 자꾸 중단시킬 게 아니라 다소 느슨하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구단 감독들에 따르면 백보드 규칙과 24초 바이얼레이션 등 2가지 개선안은 활발하게 공감대가 형성됐고, 속공 파울 규칙 개선안을 또다른 판정시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고민하기로 했단다.

감독들은 앞으로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몇 차례 더 회의를 가진 뒤 최종 건의안을 마련해 사무국장단 회의를 거쳐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규칙 개정은 이사회 통과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잦은 휘슬을 줄이기 위해 수비자 3초룰을 폐지했던 프로농구는 지금 떠나버린 재미를 되돌리기 위해 다시 진화하는 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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