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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삼성, 그들이 진짜 명가인 이유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3-02-12 15:25


삼성 김동광 감독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서울 삼성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은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3위 인천 전자랜드와의 5라운드 승부에서 83-79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전까지 9위에 머물던 삼성은 이 날 승리로 공동 7위까지 올라섰다.

삼성의 11일 경기 승리는 앞선 2연승 과정에 비해 큰 의미가 있었다. 앞서 승리한 상대팀들이 원주 동부와 부산 KT 등 중하위권 팀들이었던 것과 달리 3연승 달성 상대는 상위권에 위치한 전자랜드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자랜드는 이 날 경기 전까지 원정 19경기에서 15승 4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원정 승률을 기록중이었다. 원정에서만큼은 1위 서울 SK보다 강한 면모를 과시하는 팀이 전자랜드였기 때문에 하위권에 머물던 삼성이 승리를 거두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2연승을 달리며 자신감을 회복한 삼성 선수단의 경기력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8연패까지 빠졌던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6강 플레이오프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김동광 감독의 기대대로 삼성 선수단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이 전과 비교해서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우선 외국인 선수 대리언 타운스는 오랜만에 골밑에서 무서운 장악 능력을 선보였다. 타운스는 1쿼터에만 무려 16득점을 올리는 등 21득점 9리바운드 3블록으로 맹활약했다. 타운스의 골밑 파트너인 이동준 또한 14득점 6리바운드로 삼성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냈다.

타운스와 이동준이 골밑에서 안정된 활약을 보였다면 김승현과 이시준의 가드 라인은 앞선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김승현과 이시준은 이 날 경기에서 합계 22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합작했다. 뿐만 아니라 두 선수는 7개의 3점슛을 시도해서 5개를 성공시켰으며 단 2개의 턴오버만을 범했다. 물론 4쿼터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김승현과 이시준 조합은 서로의 단점을 절묘하게 커버해주면서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이 드러나는 경기력을 보였다.

긍정적인 가드 조합을 발견한 것, 타운스의 골밑 경쟁력이 되살아난 것, 그리고 만만치 않은 상대인 전자랜드를 상대로 3연승을 달성하며 공동 7위까지 올라선 것도 모두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삼성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를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다.

이번 시즌 KBL은 적지 않은 팀들이 '6강 플레이오프 탈락'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받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근접한 팀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팀의 주전급 선수를 트레이드 시키거나 에이스급 선수의 출장 시간을 조절하는 여유까지 보이고 있다.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에 나올 대어급 신인 선수들을 노리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성 역시도 한때는 그러한 의혹을 받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서 8연패까지 당하며 9위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 김동광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해서 팀을 추스르는 데 성공했고 어느덧 3연승을 내달리며 6위 부산 KT를 0.5경기차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6강 언저리에 위치한 팀들이 의도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점에 삼성은 그들과 다른 반대의 길을, 정도의 길을 택한 것이다.


물론 삼성이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선다고 해서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객관적인 전력상 상위권에 위치한 4개 팀들보다 삼성의 전력이 낫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더라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바로 탈락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 경기 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어급 선수를 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삼성은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과 구단의 자존심을 택했다. 삼성 구단의 이러한 태도는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중하위권 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현재 공동 7위에 머물고 있지만 삼성 선수단의 최근 경기력과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그 어느 팀보다 아름답다. 농구 명가라는 호칭이 전혀 아깝지 않은 2012-2013시즌의 서울 삼성이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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