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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MVP 문경은 "후배들아 색깔을 가져라"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1-27 15:52 | 최종수정 2013-01-27 15:53


프로농구 '별들의 잔치'인 '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 파티'가 26~27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다. 27일 열릴 예정인 올스타전에 앞서 26일에는 레젼트 올스타전과 덩크슛, 3점슛 콘테스트, 슈퍼스타 KBL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문경은이 레전드 올스타전에서 MVP를 차지한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1.26/



"후배들아 색깔을 가져라."

문경은 SK 감독은 한국농구의 황금기 현장에 있었던 대표적인 스타다.

프로농구의 모태가 됐던 농구대잔치 시절은 물론 프로농구 출범 이후 10여년간 '람보슈터'로 인기를 누렸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강호 중국을 물리치고 기적같은 금메달을 일굴 때 고참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그런 그가 26일 벌어진 2012∼2013 프로농구 올스타 파티의 레전드 올스타전에서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현역이 아닌 감독으로서 처음 받은 상이다. 어느새 40대 중반(43세)을 바라보는 중년에 접어든 그로서는 올스타전에 대한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한국농구와 후배들을 위해 진심어린 충고를 던졌다.

이번 레전드 올스타전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벤트다. 농구팬들의 추억을 자극해 다소 시들해진 농구붐을 일으켜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26일 레전드 올스타전은 사실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었다. 잠실실내체육관 만원규모의 절반을 조금 넘긴 5400여명의 관중이 모인데 그친 것도 그랬지만 레전드 올스타들의 경기내용도 박진감이 떨어진 감이 없지 않았다.

마음은 청춘인 추억의 스타들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지만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이었다.

문 감독은 이 사실을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레전드 올스타전도 더 흥미진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앞으로 갓 은퇴한 선수들도 함께 모여 잔치를 벌이자는 것이다. 아무래도 은퇴 이후 공백기가 긴 올드 스타들은 세월의 무게때문에 경기력에 집중하기 힘들다.

하지만 신기성처럼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스타들은 웬만한 현역 못지 않은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한다.

문 감독은 "3, 4쿼터만이라도 아직 생생한 은퇴 후배들을 출전시켜 파이팅을 펼치도록 유도하면 레전드 올스타전의 박진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각자 고유의 색깔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자는 것이다.

문 감독이 현역으로 뛰던 시절만 해도 '람보슈터'를 비롯해 '농구대통령(허 재), '국보센터(서장훈)', '컴퓨터 가드(이상민)', '4쿼터의 사나이(조성원)', '소리없이 강한 남자(추승균)', '나는 피터팬(김병철)', '매직히포(현주엽)' 등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프로농구에서는 어린 후배들의 특성에 맞는 별명을 찾아보기 힘들다. 문 감독은 "선수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같다"고 말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톡톡 튀는 별명은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스토리텔링을 생산하는 등 흥행의 밑거름이 된다.

영원한 올스타 '문경은'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쉬웠던 점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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