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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임박' 동부, 리얼 반전드라마 관건은?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1-22 07:05




어느덧 공동 7위. 6위 오리온스와는 반게임 차다. 끝없이 추락하던 동부에 날개가 솟아났다. 바닥을 사뿐하게 찍은 뒤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최근 3연승을 포함, 10승2패.

심상치 않은 흐름이다. 꼴찌 후보에서 당당한 6강 경쟁자로의 화려한 복귀. '동부 산성'의 재구축은 꽤 파괴력 있는 이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정규 시즌 최강으로 군림하던 팀. 조직력 재건 속도에 따라 태풍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다른 모든 상위 팀들이 동부의 부활을 찜찜한 기분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과연 동부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1차 목표를 넘어 올시즌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관건은 두가지 변수에 달렸다.

궁극적 목표? 상위 4팀과의 매치업

SK, 모비스의 양강 구도. 여기에 전자랜드와 KGC를 더한 4팀은 비교적 견고한 4강 후보로 꼽힌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1차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동부로선 피할 수 없는 상대.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 부진했던 시즌 초반만 해도 감히 넘어설 수 없을 것만 같던 상위 4개팀. 아래로부터 조금씩 허물기 시작했다. 최근 동부는 전자랜드와 KGC를 잇달아 격파했다. 공통점이 있었다. 시종일관 리드를 지켰다. 위기는 있었지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전자랜드와는 시즌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KGC와는 올시즌 4번째 대결에서 이뤄낸 첫 승이었다. 이제 최후의 관건은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SK(3전 전패)와 모비스(4전 전패)다. 동부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자마자 1위 SK와 홈 앤 어웨이 2연전을 치른다. 동부 부활을 넘어 포스트시즌 반란을 점쳐볼 수 있는 흥미로운 리턴 매치다. 동부 강동희 감독의 궁극적 목표도 이들 상위팀이다. "상위권 4팀을 잡아줘야 탄력을 받을 수 있는데 아직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높이가 있는 팀들에 리바운드 싸움 등에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코멘트. 가까운 미래, 극복해야 할 궁극적 목표다.

이승준과 센슬리, 그리고 식스맨

최근 동부가 기분좋게 승리한 전자랜드, KGC전. 공통점 하나가 숨어 있다. 이승준의 더블-더블이었다. 전자랜드전 14득점-10리바운드. KGC전에서는 13득점-14리바운드로 리바운드 수를 늘렸다. 골밑 싸움의 재미에 눈을 뜨고 있음을 입증하는 수치. 그는 동부의 아킬레스건인 리바운드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키 플레이어다. 외곽형 용병 듀오를 보유한 동부는 21일 현재 평균 31.9 리바운드로 꼴찌에서 두번째다. 이승준 본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우선 돼야죠. 처음에는 (동부 농구에) 적응이 어려웠는데 제가 수비와 리바운드를 열심히 했을 때 팀이 이기더라구요."

줄리안 센슬리는 공격의 키 플레이어다. 센슬리는 베스트 멤버와 함께 출격한다. 그의 임무는 상대 수비 격파다. 정확한 내-외곽 슛과 패싱력과 센스를 두루 갖췄다. 조금 느린 움직임과 무릎 부상 이후 허리로 이어진 통증으로 완전치 못한 밸런스가 약점. 바꿔 생각하면 올스타 브레이크와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다. 강동희 감독도 센슬리의 공격 역할론을 강조한다. "리바운드의 부족함을 센슬리가 공격으로 메워줘야 한다. 평균 17점 이상쯤 넣어주면 좋고 20점 이상 넣어주면 이기는 경기"라고 말한다. 강 감독은 "현지 코디네이터 평가에 따르면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조금 더 완전한 몸상태를 회복한 뒤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간과할 수 없는 변수는 바로 식스맨이다. 김봉수의 골밑 역할, 김영수의 수비, 최윤호의 외곽슛, 김현호의 허슬플레이 등 식스맨들의 맹활약은 최근 동부 상승세의 핵심이다. 경기가 거듭돼 출전 시간이 축적될 수록 세련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이미 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한 동부 농구. 그들은 과연 짜릿한 감동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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