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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자존심' 무장한 KGC, 파죽의 3연승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1-13 16:50


"정신력이 뛰어났다." vs "정신 자세에 문제가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승장과 패장은 똑같은 주제로 경기 소감을 풀어냈다. 어쩌면 이날 경기는 선수들의 기량이나 전력의 차이보다도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더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일 수도 있다. KGC는 앞서면서도 끝까지 공에 대한 책임감을 잃지 않았고, KCC는 따라가야 할 시점에 어이없는 실수를 남발하며 스스로 자멸했다.

1쿼터가 끝났을 때만 해도 KCC는 10-15로 5점 차 밖에 뒤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2쿼터에 급격하게 무너졌다. 문제는 턴오버였다. KCC 허 재 감독이 "정신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턴오버가 무려 7개나 됐다. 리바운드에서 4개(KGC 6개)나 앞섰는데도 불구하고 2쿼터에서 16-28로 12점이나 진 것은 이처럼 실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팀을 책임감있게 이끌어야 할 리더 임재현과 신인가드 박경상이 나란히 3개씩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경기 운영을 책임져야 할 가드진이 무려 6개의 범실을 하니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고 득점력이 떨어지는 KCC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기만 했다.

결국 KGC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78대57로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 이미 43-26으로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승패가 갈렸다. 오세근과 김일두 등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위기를 겪던 KGC는 지난 9일 전자랜드전(90대82 승)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승리를 거둔 기세를 몰아 3연승으로 다시 상승무드에 올라섰다. 반면 KCC는 4연패를 당했다.

KGC가 주전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둘 수 있던 비결은 바로 이상범 감독이 언급했던 것처럼 강한 정신력에 있었다. 이 감독은 "6연패에 빠진 뒤에 선수들이 독기를 품은 것 같다. '챔피언의 자존심을 보여주자'는 식으로 의기투합이 됐다. 여기에 최현민과 정휘량 등 백업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양희종 역시 두 선수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양희종은 "비록 지금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두 선수는 슛도 좋고, 수비도 뛰어난 재목들이다. 지금처럼 이들이 해준다면 팀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민은 이날 14득점, 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고, 정휘량은 득점은 2점에 그쳤으나 수비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냈다.

한편, KT는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홈팀 전자랜드를 맞이해 33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의 활약을 앞세워 65대6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KT는 오리온스를 제치고 단독 5위가 됐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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