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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농구대잔치'같은 농구판 빅이벤트가 탄생할 전망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시선을 끄는 대목은 이른바 '컵대회'가 2012∼2013시즌 정규경기 일정안에 포함돼 정식안건으로 상정됐다는 사실이다.
컵대회는 추억의 농구대잔치를 연상케하는 것으로, 한선교 KBL 총재의 공약이기도 하다.
농구대잔치는 1990년대 농구팬들을 열광케 했던 스포츠계의 히트상품이었다. 당시 대학, 실업팀이 한데 섞여 자웅을 겨루는 과정에서 대학과 실업의 팽팽한 라이벌전으로 '오빠부대'를 탄생케 했다.
농구대잔치의 뜨거운 열기 덕분에 1997년 프로농구가 탄생하게 됐고, 농구대잔치 세대들은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으며 기성세대 농구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KBL은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한국농구의 중흥을 꾀하기 위해 컵대회를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실업팀이 참가했다면 지금은 프로팀이 참가하는 것만 달라졌을 뿐이다.
20일 이사회에 상정되는 안건에는 프로 10개팀을 포함해 대학 6개팀, 상무 등 총 17개팀이 참가해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돼있다.
개최시기는 2012∼2013시즌 정규리그 2라운드가 끝난 뒤인 11월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이다. 조별리그 이후 플레이오프 또는 토너먼트로 할지 대회방식은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 안건은 미리 각 구단 이사(단장)들에게 통보된 상태다. 지금까지 반대의견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컵대회 신설안은 일단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수와 개최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안건에는 정규리그를 기존대로 6라운드까지 치르되 2라운드 이후 컵대회를 하는 것으로 돼있다.
일선 감독들은 6라운드를 유지하면서 컵대회까지 끼워넣으면 선수들의 체력에 무리가 생겨 정규리그도 제대로 치르기 힘들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 감독은 "올시즌 6라운드도 빠듯한 일정때문에 힘들다고 다들 난리인데 5라운드로 줄이지 않고 컵대회를 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줄곧 라운드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감독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최시기 역시 '현행 라운드 중간'과 '비시즌기'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하다. 차라리 정규리그 직전에 열리는 시범경기 기간을 컵대회로 활용하면 라운드 수를 줄이지 않을 수 있다는 대안도 나오고 있지만 대학리그 일정과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L 이사회가 어떤 컵대회 묘안을 찾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