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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T 조성민, 고달픈 에이스로 사는 법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2-02-16 14:54


KT 에이스 조성민(오른쪽)에게 상대 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삼성 이관희의 마크를 뚫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전자랜드 함누리의 마크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KT 조성민(오른쪽).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팀이 힘들수록 에이스는 고달프다.

KT 조성민이 꼭 그렇다. KT의 올시즌은 순탄치 않다. 전창진 감독 특유의 조직력은 여전하다. 3위 확보는 거의 확정적이다. 하지만 '만족'과는 거리가 멀다. 만년 상위권 팀. 눈높이가 다르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오프, 소망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희망보다는 걸림돌이 많다. 용병 문제가 대표적이다. 찰스 로드는 하드웨어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 하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아쉽다. 영리하게 접근하면 팀에 훨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상위권 팀의 수준급 용병과의 매치업에서의 불안감도 있다. 시즌 내내 교체를 검토했지만 실천하지 못했다. '우승청부사'급 실력의 용병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검증되지 않은 용병들이 터무니 없는 몸값만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 감독 특유의 로드 자극법이 네티즌들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로드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에 열광하는 일부 팬들은 감독 마음을 100% 이해하지 못했다. 팀 우선을 외치는 전 감독의 질책이 심하다고 생각했다. 전 감독은 이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까지도 '로드 딜레마'는 여전히 미해결 과제다. 강-온 전략을 통해 설득했지만 로드는 여전히 겉도는 플레이를 펼칠 때가 있다.

용병 의존도가 큰 국내 농구. 로드가 팀 플레이에서 벗어나면 KT 토종 선수들이 힘들다. 그 중심에 조성민이 있다. 최근 들어 상대 수비는 조성민에 집중된다. 에이스의 숙명이라 하기엔 정도가 심한 편이다.

시즌 초반 대표팀 차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성민으로선 또 다른 시련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조성민은 두가지를 생각 하고 있었다. 우선, 생존을 위한 영리한 대처법이다. 그는 "상대가 경기 초반부터 몸싸움을 통해 진빼기에 나서는 것 같다. 너무 일찍 진을 빼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느낀다. 승부처인 4쿼터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나름대로 현명하게 대처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는 찰스 로드에 대한 자극이다. 박상오와 함께 KT 공격을 이끌고 있는 조성민은 "우리 국내 선수들이 열심히 하면 로드가 자극받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는 "로드에게 '네가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친한 동료에 대해 희망을 잃지 않았다. 말보다 코트에서 스스로 열심히 뛰는 모습을 통해 팀의 중요성을 몸으로 보여주겠다는 심산이 깔려 있다.

로드의 활약 없이 KT의 플레이오프 선전은 불가능하다.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상대팀들이 KT와의 매치업을 원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조성민은 "나도 그런 말을 들었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선수들 모두 200% 자극을 받고 있다. 게임은 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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