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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영이 살아야 LG가 산다'를 보여준 한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2-02 21:00



왜 문태영이 LG의 에이스인지를 확실히 보여준 게임이었다.

문태영이 벼랑 끝에 몰렸던 LG를 구했다. 문태영은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홈경기에서 31득점을 기록, 팀의 75대71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박빙의 경기에서 승부처인 4쿼터에만 14점을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그동안 보여왔던 LG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그 문제점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LG는 문태영과 용병 애론 헤인즈라는 리그 최강의 스코어러 2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2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LG는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득점왕 출신인 문태영의 활용이 부족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헤인즈의 1대1 공격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두 사람 모두 외곽에서 돌파를 통한 골밑 득점을 주 공격루트로 이용하기 때문에 동선이 겹쳤다. 선수들은 공을 돌리다 공격제한시간이 다가오면 헤인즈에게 공을 넘기기 급급했고 헤인즈의 무리한 1대1 돌파가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 이런 문제가 해결된 것은 헤인즈의 부상 때문이었다. LG가 정창영의 3점포로 63-62 역전을 성공시킨 순간, 헤인즈가 상대 수비와 충돌하며 잠시 벤치로 물러났다. 이 때부터 문태영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헤인즈가 빠지자 주특기인 돌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고 자연스럽게 공격의 기회도 늘어났다. 문태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상대수비를 제치고 연거푸 득점을 성공시켰다. 73-71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종료직전 KGC 크리스 윌리엄스가 골밑슛을 놓치는 순간 천금의 리바운드도 잡아냈다. 이어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보는 문태영다운 활약이었다. 김 진 감독으로서는 6강 경쟁 상대인 SK, 모비스전을 앞두고 문태영과 헤인즈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SK의 또다른 6강 라이벌 대결에서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22득점을 폭발시킨 신인가드 이지원의 활약을 앞세운 모비스가 25득점을 하며 분전한 김효범이 이끈 SK에 94대9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6위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7위에 올라선 LG와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고 SK는 8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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