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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김승현 영입설에 '깜놀'한 사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27 15:19


부산 KT 전창진 감독. 스포츠조선 DB


"우리 선수들 흔들지 마세요."

KT 전창진 감독이 독특한 내부 단속에 나섰다.

최근 근거없는 '김승현 영입설'에 화들짝 놀랐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27일 원주에서 벌어진 동부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김승현 영입설'에 가슴을 쓸어내린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25일 밤 전 감독은 숙소 감독실에서 삼성전(26일)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의 경기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를 보고 있었다.

TV 방송중계가 녹화된 테이프였는데 경기 도중에 느닷없이 김승현의 거취에 대한 해설자의 얘기가 나왔다.

김승현은 오리온스와 일단 복귀하기로 합의한 뒤 다음달 8일까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하기로 한 상태다. 이 때문에 김승현이 과연 어느 팀으로 트레이드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 때문인지 해설자는 김승현 영입을 바라는 팀을 거명하면서 KT를 언급한 것이다.

느긋하게 삼성의 전력을 분석하고 있던 전 감독은 해설자의 이 멘트에 깜짝 놀랐다. 같은 시간 선수들은 미팅룸에서 똑같은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전 감독은 매니저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어 선수들을 진정시키라고 당부했다. "김승현을 데려올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 동요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선)을 거의 소진한 KT가 연봉 2억5000만원짜리 김승현을 영입하려면 가드나 포워드 2∼3명을 내줘야 한다. KT 선수들로서는 '내가 김승현 거래의 희생양이 되는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일정으로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데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만다. 이 사실을 전 감독이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전 감독은 "괜한 김승현 때문에 고생하는 우리 제자들이 의기소침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면서 "김승현 때문에 동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승현이 훌륭한 선수인 것은 인정하지만 3시즌째 키워온 제자들을 버리면서까지 영입할 자원은 아니라는 게 전 감독의 판단인 것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 부모 심정의 '전창진'이었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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