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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4번 김민혁 진짜야?
그런데 김민혁이 시범경기를 보면 계속 4번타자다. 보통 야구에서 4번은 팀에서 방망이를 가장 잘 치는 타자가 들어간다. 강타자의 상징이다. 또 타율도 타율이지만, 장타력이 있는 선수가 들어간다. 앞에 나간 주자들을, 시원한 타격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선수가 4번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강한 2번', '강한 9번' 새로운 트렌드가 나와도 4번 자리만큼은 건드리는 지도자가 많지 않았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를 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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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라 대충 실험하는 것도, 장난하는 것도 아닌 것이다.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 4번타자가 김민혁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올해 1번 강백호, 2번 로하스라는 '파격 라인업'을 꺼내들 예정이다. 초장부터 강하게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3번에는 컨택트 능력, 해결 능력, 작전 수행 능력까지 다 갖춘 허경민을 둔다. 강백호, 로하스가 출루하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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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4번 자리에는 장성우나 문상철 등 펀치력 있는 선수들을 둘 수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머리를 한 번 더 썼다. 이 감독은 "민혁이의 컨택트 능력은 누구나 다 안다. 꼭 4번이 장타 쳐서 타점을 기록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투수력이 괜찮기에 4~5점 내면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앞에 센 선수들이 나가면 김민혁이 정확한 타격으로 타점을 쌓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장성우가 4번에서 출루한다고 치자. 그 다음 김민혁이 단타를 치면 장성우가 소위 말하는 '똥차'가 된다. 그럴 바에는 민혁이가 나갔을 때, 장성우가 뒤에서 크게 치는 게 그림이 훨씬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번 김민혁, 장난이 아니다. 이 감독의 진지한 구상이다. 과연, KT의 '신개념' 야구가 개막 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