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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88둥이'의 우정. 12년이 지났지만, 한결같았다.
미국을 제압하고 한국이 정상에 섰던 2006년 쿠바 청소년야구대회. MVP는 안산공고 3학년 좌완투수 김광현(36·SSG)에게 돌아간 가운데 타선에서 상대 마운드를 폭격했던 거포 1루수가 있었다.
KBO리그에 굵직한 활약을 했을 재능. 이두환은 2007년 2차 2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07년 1군 한 경기에 출전을 한 그는 2군에서 꾸준하게 성장 과정을 밟았다. 2010년 퓨처스리그에서 21홈런을 기록한 그는 1군에 콜업돼 13경기에서 타율 3할2푼 1홈런 6타점을 OPS(장타율+출루율) 0.847을 기록하며 내년을 꿈꾸게 했다.
이두환의 1군 기록은 2010년에서 멈췄다. 2011년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는 2012년 예기치 못한 소식을 들었다. 희귀병인 대퇴골두육종 진단을 받은 것. 야구계는 그의 복귀를 응원했지만, 결국 그해 12월21일 세상을 떠났다.
함께 한국야구의 전성기를 꿈꿨던 친구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들은 매년 이두환의 기일이면 한 자리에 모였다.
양현종(KIA) 김광현 이용찬(NC)과 1년 후배 김선빈(KIA) 등 함께 쿠바를 누볐던 이들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가족이 생겼고, 아빠가 되기도 했다. 정상을 바라본 선수도 있었고, 코치를 하거나 야구계를 떠난 선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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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위치와 상관없이 이들은 이두환의 기일인 12월21일 하루 전부터 쿠바를 누볐던 그때로 돌아간다. 하루 전에 모여서 회포를 풀고 다음날 이두환이 있는 봉안당을 찾는다.
초기에는 '일일호프'를 하고 유소년 야구교실도 열며 야구 후배에게 친구의 이름이 기억에 남게 했다. 큰 행사는 없지만, 여전히 이들의 12월21일에는 친구와 함께 했었다.
이두환이 떠난 지도 어느덧 12년. 이들은 여전히 함께 했다. 많은 양의 눈이 내렸고, 날씨 또한 추웠다. 그러나 이들은 어김없이 친구가 떠난 하루 전 모였고, 아침이 되면 그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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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이 지났지만, 양현종의 생생하게 '친구 이두환을' 간직하고 있다. 양현종은 "(이)두환이는 우리 1988년생 친구들중에 가장 잘 치는 타자라고 생각한다. 힘과 컨택, 배트 스피드 모든 게 다 뛰어났다. 성격도 밝고 둥글둥글해서 친구들도 많이 따르고 잘 지냈다. 무엇보다 잘 웃는 친구였다"라며 이야기했다.
양현종은 "만나기 전에는 너무 설레였다 만났을 때는 다들 고등학교 3학년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서 항상 시끄럽고 즐겁다"라며 "오늘 진짜 시간이 빠르다는 걸 느꼈다. 친구들과도 시간이 진짜 빠르다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겨울마다 모였는데 어느덧 18년이 됐다"고 했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12월21일. '88둥이'에게는 먼저 떠난 이두환과 평생 함께 할 우정의 증표가 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