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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 시리즈가 앞으로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이렇게 자신감을 표출한 근거가 있었다. 원태인이었다. 1차전 호투에 이어 4일을 쉬고 4차전에 나서게 됐다. 삼성이 반전 분위기를 마련했기에, 원태인이 잘 던져주면 KIA가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원태인, 레예스는 나가면 무조건 이길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원태인이 이렇게 무너질 거라 박 감독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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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의 감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그만큼 원태인의 공 위력이 떨어지니 눈에 보이고 커트를 계속해서 할 수 있었다. 필승조가 부족한 삼성 입장에서 원태인이 초반부터 투구수를 늘려나가는 게 반가울리 없었다. 원태인의 1회 투구수는 무려 32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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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투구수 문제가 아니었다.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직구 구속은 140km를 넘기기 힘들었고, 특유의 로케이션도 실종됐다. 이상한 조짐을 느낀 포수 강민호가 변화구 위주의 리드를 했지만, 노련한 KIA 타자들이 맞춤형 대처를 해버리니 방법이 없었다. 2회까지 55개 투구수를 기록했다.
3회 완전히 무너졌다. KIA 타자들이 마치 연습 타격을 하듯 편안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다승왕 자존심에, 팀이 절체절명인 순간에 먼저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강민호가 먼저 트레이너를 호출했다. 그리고 교체. 어깨에 문제가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원태인이 어깨 불편감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밝혔다.
원태인에 이어 나온 송은범이 김태군에 만루포를 얻어맞으며 사실상 게임은 거기서 끝났다. 하지만 원태인이 믿기 힘든 충격 피칭을 하면서부터 이미 경기 분위기는 KIA쪽으로 기울었는지 모른다. 2대9로 완패한 삼성은 이제 벼랑끝에 몰렸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