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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1936년 칼 허벨을 초대 수상자로 선정한 이 상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가 주관하는 '플레이어스 초이스(Players Choice Awards)'와 함께 메이저리그 동료들의 투표로 선정된다는 점에서 기자들 모임인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뽑는 정규시즌 MVP와는 의미가 다르다.
또 하나는 양 리그를 구분하는 MVP와 달리 이 상은 양 리그 통합의 성격을 띤다. 앞서 베이스볼아메리카 올해의 선수, 베이스볼다이제스트 올해의 선수는 모두 저지의 차지였다. 오타니가 2연패 후 1승을 거뒀다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 오타니의 업적 중 최고는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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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팅뉴스는 '오타니는 저지보다 60% 많은 득표를 했다. 저지도 올해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강력한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의 득표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건 오타니의 올시즌 업적에도 수비를 전혀 하지 않은 선수를 신성시하는데 대한 저항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양 리그 MVP 중 지명타자가 없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아무리 뛰어난 타격을 펼쳤어도 수비를 하지 않는 반쪽 선수가 가장 가치있는 선수라고 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건 기자들과 선수들 사이에서 거의 통일된 인식이었다.
그러나 오타니가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를 넘어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50-50은 메이저리그(NL/AL) 149년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400루타는 스테로이드 타자들이 득세했던 2001년 이후 23년 만에 탄생한 티 한 점 없는 순수한 이정표다.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오타니 동료인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클레이튼 커쇼 등 MVP 출신들도 오타니의 50-50에 편견을 버렸다. 프리먼은 오타니가 50-50을 달성하기 직전인 지난달 6일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난 지명타자는 MVP 돼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활약을 보라. 이전에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걸 하고 있다. 그는 한 경기에 고작 4~5타석에 들어가지만, 50-50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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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통합 MVP' 성격의 메이저리그 상은 MLBPA의 '올해의 MLB 선수(MLB Player of the Year)' 하나다. 오타니와 저지는 앞서 나란히 한 차례씩 선정된 바 있다. 오타니는 풀타임 투타 겸업 첫 시즌인 2021년, 저지는 62홈런을 터뜨린 2022년에 각각 수상했다.
예를 들어 만약 오타니가 49홈런-59도루, 또는 54홈런-49도루에서 멈췄어도 저지보다 위대한 시즌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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