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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또는 49도루였다면? 숫자의 힘[스조산책 MLB]

노재형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0-25 10:41 | 최종수정 2024-10-25 11:26


'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5일(한국시각) 월드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에서 웜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애런 저지가 월드시리즈를 하루 앞두고 배팅 훈련 도중 동료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메이저리그 선수, 감독, 구단 관계자들이 뽑는 '스포팅 뉴스 올해의 선수(The Sporting News Playe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그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를 꺾고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1936년 칼 허벨을 초대 수상자로 선정한 이 상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가 주관하는 '플레이어스 초이스(Players Choice Awards)'와 함께 메이저리그 동료들의 투표로 선정된다는 점에서 기자들 모임인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뽑는 정규시즌 MVP와는 의미가 다르다.

또 하나는 양 리그를 구분하는 MVP와 달리 이 상은 양 리그 통합의 성격을 띤다. 앞서 베이스볼아메리카 올해의 선수, 베이스볼다이제스트 올해의 선수는 모두 저지의 차지였다. 오타니가 2연패 후 1승을 거뒀다고 보면 된다.

오타니는 올시즌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731타석 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81볼넷, 59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 1.036, 99장타, 411루타를 기록했다. 양 리그를 합쳐 득점, 장타, 루타 1위, NL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를 각각 차지했다. 타율과 도루는 NL 2위이고, 리드오프로서 자존심인 타석은 NL 1위에 등극했다.

무엇보다 오타니의 업적 중 최고는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로 정리된다.


'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오타니가 월드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애런 저지가 월드시리즈를 하루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에 도착해 인터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럼에도 올해 저지의 활약상이 오타니를 능가한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58홈런, 144타점, OPS 1.159는 양 리그를 합쳐 압도적 1위다. bWAR(10.8)과 fWAR(11.2)도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오타니는 bWAR 9.2로 3위, fWAR 9.1로 역시 3위다.


스포팅뉴스는 '오타니는 저지보다 60% 많은 득표를 했다. 저지도 올해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강력한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의 득표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건 오타니의 올시즌 업적에도 수비를 전혀 하지 않은 선수를 신성시하는데 대한 저항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양 리그 MVP 중 지명타자가 없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아무리 뛰어난 타격을 펼쳤어도 수비를 하지 않는 반쪽 선수가 가장 가치있는 선수라고 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건 기자들과 선수들 사이에서 거의 통일된 인식이었다.

그러나 오타니가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를 넘어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50-50은 메이저리그(NL/AL) 149년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400루타는 스테로이드 타자들이 득세했던 2001년 이후 23년 만에 탄생한 티 한 점 없는 순수한 이정표다.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오타니 동료인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클레이튼 커쇼 등 MVP 출신들도 오타니의 50-50에 편견을 버렸다. 프리먼은 오타니가 50-50을 달성하기 직전인 지난달 6일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난 지명타자는 MVP 돼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활약을 보라. 이전에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걸 하고 있다. 그는 한 경기에 고작 4~5타석에 들어가지만, 50-50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하루 앞둔 2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인터뷰 도중 파안대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츠도 "나는 지명타자를 MVP로 뽑는 건 아니라는 생각인데, 그 어떤 지명타자도 오타니처럼 하지는 못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상관없이 팀의 승리에 도움을 준 가장 훌륭한 선수가 MVP가 돼야 한다. MVP란 가장 가치있는 선수라는 뜻 아닌가. 오타니가 없었다면 우리 팀은 지금 위치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타니를 지지했다.

이제 남은 '통합 MVP' 성격의 메이저리그 상은 MLBPA의 '올해의 MLB 선수(MLB Player of the Year)' 하나다. 오타니와 저지는 앞서 나란히 한 차례씩 선정된 바 있다. 오타니는 풀타임 투타 겸업 첫 시즌인 2021년, 저지는 62홈런을 터뜨린 2022년에 각각 수상했다.

예를 들어 만약 오타니가 49홈런-59도루, 또는 54홈런-49도루에서 멈췄어도 저지보다 위대한 시즌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올해의 선수' 2패 후 1승, 오타니 마침내 저지 꺾었는데...49홈런…
오타니 쇼헤이가 2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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