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면역이 덜 돼 있어 우리도 힘들다" 우천순연의 유불리, '무한 긍정론' 속에 숨은 고도의 심리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4-10-15 16:26 | 최종수정 2024-10-15 17:41


"면역이 덜 돼 있어 우리도 힘들다" 우천순연의 유불리, '무한 긍정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PO 2차전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비가 내리고 있는 라팍.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0.14/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에 조금 유리해 보였던 2차전 우천 순연.

삼성 박진만 감독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1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박 감독은 "우리도 비가 온 것이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레예스가 하루 더 쉬고, LG가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하지만 우리도 경기를 안하다 1경기를 집중해 치르고 나면 면역이 덜 돼 있어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다. 제 선수 때도 그랬다. 그런 면에서 하루 쉬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역이 덜 돼 있어 우리도 힘들다" 우천순연의 유불리, '무한 긍정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PO 2차전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인터뷰하고 있는 삼성 구자욱.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0.14/
1차전 후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인터뷰도 못한 구자욱과 목 담 증세로 14일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받은 류지혁이 컨디션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박진만 감독은 "어제보다 훨씬 좋아졌는데 80% 정도 올라온 것 같다. 어제에 비해 몸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류지혁에 대해서도 "어제 치료하고 나서 많이 좋아졌다. 입술이 부르텄더라. 역시 경기를 안 하다가 오랜만에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의미다. 역시 비는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웃었다.
"면역이 덜 돼 있어 우리도 힘들다" 우천순연의 유불리, '무한 긍정론'…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류지혁과 박병호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15/
LG 염경엽 감독은 14일 2차전이 우천 순연 되자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선발도 엔스에서 손주영으로 바로 바꿨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지친 선수단이 꿀맛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2차전 선발을 가장 좋은 카드인 손주영으로 바꿀 수 있게 된 점은 가장 큰 호재. 5차전이 성사될 경우 최원태 대신 손주영을 내보낼 수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순연이 결정된 뒤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천취소가 됐다. 마침 비가 와줘서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반가워 했다. 전날 1차전을 패한 염 감독은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일단 선발 투수가 바뀌었고, 충분한 휴식 취하고 나가는 엔스도 회복력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에르난데스 빼고 불펜에서 무리한 투수는 없는데, 에르난데스 역시 내일은 2이닝을 쓰는데 무리가 없다. 조금 더 확률 높은 옵션을 가질 수 있게된 점이 경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면역이 덜 돼 있어 우리도 힘들다" 우천순연의 유불리, '무한 긍정론'…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박진만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15/

"면역이 덜 돼 있어 우리도 힘들다" 우천순연의 유불리, '무한 긍정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PO 2차전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인터뷰하고 있는 LG 염경엽 감독.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0.14/

양 팀 사령탑이 애써 유리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고도의 심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제스처다. 매 경기 예민한 가을야구에서 자칫 날씨변수가 선수단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측면이 크다. 사령탑이 불리함을 언급하면 자칫 팀원들이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다. 무한긍정론으로 애써 위장하는 이유다.

2009년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이 시리즈 중 "하늘의 기운이 타이거즈를 돕는다"고 공언한 뒤 7차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한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