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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염경엽 감독 말대로 되니, 승리가 찾아왔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승부사의 반격이었다.
염 감독의 야구 얘기는 논리적으고 정교하다. 그만큼 설득력이 있다. 다만 현실화 여부는 그라운드에서 구현하는 선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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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주를 떠나, 모든 타자들이 부진했다. 수차례 동점, 역전 찬스를 잡고도 찬스에서 헛방망이가 나오며 2대3으로 패했다. 1점차 승부 9회 마지막 대주자 김대원이 도루를 하다 죽어 경기가 끝나버렸으니, 더욱 허무할 수밖에 없었다.
염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또 다시 장고에 들어갔다.
타순을 바꿔야 하나. 또 한번 지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인 단기전.
어쩌면 변화가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었다. 전날 실패했던 같은 타순으로 밀고갔다가, 무기력하게 패하면 모든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올 게 뻔했다.
하지만 염 감독의 뚝심은 대단했다. 1차전과 똑같은 타선을 2차전에도 들고나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원했던 야구를 구현해내며 단숨에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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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빨리 추격점을 만들지 못하면, 불펜이 강한 KT를 상대로 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상황.
3회말 선두타자는 8번 박해민.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문성주의 좌전안타가 터졌다.
찬스를 잡자 벤치가 움직였다. 누구도 예상못한 더블스틸로 KT의 허를 찔렀다. 잘 던지던 KT 선발 엄상백에게 '멘붕'을 안긴 결정타였다.
홍창기의 내야땅볼로 1점을 만들었다. 더블스틸이 없었다면 병살도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란한 작전 덕에 추격의 1득점에 1사 3루 찬스가 이어졌다. KT는 초반이지만 내야 전진수비를 선택했다. 신민재의 타구 스피드가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 홈에서 승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1차전 멀티히트에 도루 2개 등 홀로 분전한 신민재의 타격감은 뜨거웠다. 전진수비 중이던 내야수 옆을 빠지는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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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막혔던 혈이 뚫렸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종료 후 휴식 기간, 1차전 승부에 대한 압박감 등의 영향으로 답답했던 타선 흐름 속에서 염 감독의 말대로 8-9-1-2번이 신바람을 내자 LG 공격이 살기 시작했다.
경기장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다. LG의 역전과 반격을 기대케 하는 장면이었고, 역시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였다. 4회부터 6회까지 문보경, 김현수를 제외한 모든 타자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7대2 쾌승.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KT에게 1차전 패배 후 4연승을 거둔 LG에게는 의미 있는 2차전 반격이었다.
당시 2차전에 ⅓이닝 만에 4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최원태를 바로 빼고 불펜진을 총동원해 시리즈를 뒤집었던 염경엽 감독의 결단이 1년 만에 데자뷔 처럼 살아났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