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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55-55 작성에는 끝내 실패했지만, MVP 자격을 완벽하게 갖추고 생애 첫 가을야구를 뛴다.
오타니는 올시즌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731타석 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81볼넷, 59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 1.036, 99장타, 411루타를 마감했다. 양 리그를 합쳐 득점, 장타, 루타 1위, NL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를 각각 차지했다. 타율과 도루는 NL 2위이고, 리드오프로서 자존심인 타석은 NL 1위에 등극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2021년, 2023년 두 차례 MVP에 올랐는데, 모두 만장일치였다. '투타 겸업' 신화를 쓴 덕분이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타석에만 섰다. 수비는 하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이 때문에 MVP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다. 그러나 압도적인 공격 수치와 누구도 이루지 못한 금자탑을 세우며 투표권을 가진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의심을 말끔히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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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는 MVP가 돼서는 안된다'는 그동안의 인식을 완벽하게 깨부순 활약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동료들의 편견마저 깨트렸다.
팀 동료인 프레디 프리먼은 지난 6일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OCR)에 "난 지명타자는 MVP 돼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활약을 보라. 이전에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걸 하고 있다. 그는 한 경기에 고작 4~5타석에 들어가지만, 50-50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무키 베츠도 "나는 지명타자를 MVP로 뽑는 건 아니라는 생각인데, 그 어떤 지명타자도 오타니처럼 하지는 못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상관없이 팀의 승리에 도움을 준 가장 훌륭한 선수가 MVP가 돼야 한다. MVP란 가장 가치있는 선수라는 뜻 아닌가. 오타니가 없었다면 우리 팀은 지금 위치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타니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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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R 더그 파디야 기자는 지난 13일 '뉴욕의 한 미디어 회원은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강력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하더라. 린도어가 올시즌 나름대로 훌륭한 시즌을 보닌 건 맞다'고 전했다. 하지만 린도어는 9월 들어 허리 통증으로 10경기나 결장에 가치를 많이 잃었다.
무엇보다 오타니의 가장 큰 공로는 시즌 막판 믿기 어려운 활약을 과시하며 팀을 NL 서부지구 우승 및 승률 전체 1위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오타니는 시즌 막판 1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타율 0.547(53타수 29안타), 7홈런, 22타점, 11도루를 올렸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콜로라도전 후 "우리는 슈퍼스타를 보고 있다. 내가 놀란 점은 그에게 걸어진 기대감, 그 스스로 거는 기대감, 그러면서 매일 그라운드로 나가 쇼를 벌인다는 것이다. 그런 기대감들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난 상상할 수 없지만, 그의 준비성과 훈련은 매우 진지하고 집중력이 넘친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오타니는 "팀을 옮겼지만, 게임에 임하는 나의 자세는 변한 게 없다. 일부러 안타를 치려고 하지 않았지만, 매 타석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시즌 후반 타격이 더 좋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MLB.com은 '올해 오타니의 시즌은 누구도 의심할 여지 없이 그의 3번째 만장일치 MVP이자 NL 첫 MVP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를 돕기 위해 그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서 괴물같은 활약을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논평했다.
오타니는 "정규시즌이 이제 끝났다. 시즌 누적 성적은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포스트시즌 내내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