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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4로 뒤진 9회말 무사 1,2루. 벤치에서 번트 사인이 나왔다. 이를 알아들은 미구엘 로하스는 초구에 번트 자세를 취하고 상대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즈의 초구를 기다렸다. 97.5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그런데 로하스는 배트를 거둬들였다.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볼이라고 판단한 걸까.
그 순간 타석에서 배트를 들고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허탈하게 서있는 선수가 눈에 띄었다. 오타니 쇼헤이였다. 다음 타순이라 기다리고 있던 오타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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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3중살로 승리를 거둬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팀은 역사상 샌디에이고가 처음이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그런 플레이를 하다니, 장난치는 줄 알았다. 매니(마차도)가 멋진 플레이를 했다"며 기뻐했다.
역사적인 50-50을 넘어 53-55을 마크 중인 오타니 입장에서 이날 홈런과 도루를 추가하지 못한 건 큰 의미가 없었다.
물론 9회말 오타니 타석이 돌아왔다고 해도 상대 벤치가 고의4구로 걸렀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다저스가 동점 내지는 역전할 수 있는 찬스임은 분명했다. 그가 올시즌 들어 가장 아쉬운 표정을 지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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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같은 승수로 시즌을 마친다면 지구 우승은 샌디에이고의 것이 된다. 올해 상대 전적에서 8승3패로 앞선 샌디에이고가 타이브레이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가 만약 26, 27일 경기도 내줘 스윕을 당한다면 샌디에이고가 1위로 점프한다.
다저스가 진짜 위기인 건 2,3차전도 샌디에이고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2차전 선발이 딜런 시즈, 3차전 선발이 조 머스그로브다. 시즈는 설명이 필요없는 샌디에이고의 에이스다. 머스그로브도 최근 2차례 등판서 12이닝 무실점 17탈삼진으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반면 다저스 선발은 잭 플레허티와 워커 뷸러인데, 불안하기 짝이 없다.
1회말 우측 2루타를 친 뒤 상대 실책으로 홈을 밟은 오타니는 이후엔 안타를 치지 못했다.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오타니는 타율 0.301(614타수 185안타), 123타점, 129득점, 79볼넷, 출루율 0.384, 장타율 0.640, OPS 1.024, 95장타, 393루타를 기록했다. 특히 오타니는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 장타 기록을 세웠다. 1930년 베이브 허만이 세운 94개를 넘어섰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56호 홈런을 터뜨려 오타니와의 격차는 3개로 벌어졌다. 94년 만의 대기록, 저지와 홈런 경쟁, 지금 오타니에 중요한 일들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