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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4 정규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개인 타이틀도 점점 주인공이 가려지고 있다.
현실이 되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제껏 3개 부문을 한꺼번에 외국인 타자에게 내준 적이 없었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등 투수 트리플 크라운은 5차례나 있었지만 타격 3관왕을 외국인에게 점령 당하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
외인 타자 트리플크라운이 없었던 건 타율 때문이었다.
전통적으로 큰것 한방을 칠 수 있는 장타자를 선호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홈런-타점왕이 많았다.
타율 1위는 지난해까지 단 두차례 뿐. 2004년 현대 브룸바와 2015년 NC 테임즈가 주인공이었다.
2004년에는 홈런과 타점 1위 모두 국내 선수가 차지했다. 홈런은 SK 박경완(34홈런), 타점은 SK 이호준(112타점)이었다.
2015년은 테임즈가 3할8푼1리란 고타율로 타격 1위에 올랐다. 47홈런-40도루로 KBO 역사상 유일무이한 40-40 신기록이 세워진 해. 하지만 47홈런-121타점을 수확한 테임즈는 홈런-타점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넥센 박병호가 무려 53홈런과 역대 최다 타점인 146타점으로 홈런-타점 1위를 석권한 탓이다.
하지만 트렌드가 변했다. 여전히 한방을 갖춘 외인 타자가 선호되고 있지만, 정교함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외인 안타제조기들이 등장했다.
올시즌 타율 1위는 SSG 랜더스의 기예르모 에레디아로 3할6푼2리다. 2위도 롯데 자이언츠의 빅터 레이예스(0.354)로 외인이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0.344)가 3위다. 에레디아는 역대 3번째 외국인 타격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홈런 1위는 NC 다이노스의 맷 데이비슨이 확실하다. 45홈런으로 2위 김도영(37홈런)과 무려 8개 차이다. LG 트윈스 오스틴은 127타점으로 LG 역사상 첫 타점왕 등극이 유력해졌다. 2위 데이비슨(117개). 3위 구자욱(삼성·112개)과 차이가 크다.
최다안타 1위도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다. 191안타로 2014년 서건창의 201개 이후 역대 두번째로 200안타 돌파를 노리고 있다. 2위가 에레디아(186개)고 3위 조차 멜 로하스 주니어(KT· 182개)로 국내 타자의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도루(두산 조수행 63개), 득점(김도영 135개), 출루율(LG 홍창기 0.444), 장타율(김도영 0.647) 등은 국내 선수들이 확실한 1위를 달리고 있어 외국인 타자들이 타격 부문에선 4개 정도만 가져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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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1위는 NC 다이노스의 카일 하트로 2.44를 기록 중이다. 2위도 부상으로 시즌을 마친 KIA의 제임스 네일(2.53). 삼성 원태인이 3.75로 랭크된 7위가 토종투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탈삼진도 국내 투수 접근 불가 영역이다. 1위부터 6위까지 외인천하다.
키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73개, 하트가 172개로 1,2위를 다투고 있고, 키움의 아리엘 후라도가 165개로 3위다. 156개로 7위에 오른 KT 엄상백이 국내 투수 최다 탈삼진이다.
다승은 두산 곽빈과 삼성 원태인이 14승으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엄상백과 하트, 헤이수스가 13승으로 뒤를 잇고 있다. 국내 투수들이 최소 공동 다승왕, 혹은 단독 다승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승률은 하트가 13승2패로 승률 0.867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KT 마무리 투수인 박영현과 SSG 드류 앤더슨이 10승2패 0.833의 승률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마지막 등판까지 승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
30세이브인 KIA 정해영과 37홀드의 SSG 노경은은 확실한 상태. 외국인 투수가 투수 부문은 3개 정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외국인 선수가 가장 많은 타이틀을 가져간 해는 2020년이다.
로하스가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4관왕에 오르며 MVP에 올랐고, 두산 페르난데스가 최다안타왕을 차지해 타격 5개 부문을 수상했다.
투수도 두산 알칸타라가 다승, 승률왕, 키움 요키시가 평균자책점, 롯데 스트레일리가 탈삼진 1위에 올라 4개 부문을 휩쓸어 투-타 14개 타이틀 중 무려 9개를 외국인이 가져갔다.
올해도 절반인 7개의 트로피를 외국인 선수가 품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부터 외국인 선수가 타이틀을 가져가지 못한 때는 1999년과 2000년, 2006년, 2010년, 2011년 등 5차례였다. 2012년 이후엔 꾸준히 외국인 선수가 1위에 오르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