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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023년은 잊었다. 서건창에게 2024년 KIA 타이거즈는 데뷔 첫 우승으로 기억될 것 같다.
친정팀 히어로즈를 떠나 '찐친정팀' LG 트윈스에서 새롭게 시작했지만, 말 그대로 은퇴 위기에 몰렸다. 마지막 시즌인 지난해에는 시즌 내내 1할 타율을 맴돌다 가까스로 2할 타율을 맞췄을 정도다.
그래서 고향팀에서의 새출발을 택했다. 올해 부활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처럼 되살아났다.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타율 3할4리(194타수 5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12를 기록중이다. 주 포지션이었던 2루(155이닝)보다 1루(272⅔이닝)에서 더 많은 수비를 소화했지만, 잘 적응했다.
최근 광주에서 만난 서건창은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마음이 편해졌다. 과감하게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전체적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 날 편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면서 "올시즌은 내겐 새로운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8월 9일 삼성전, 9월 5일 한화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며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보여줬고, 베테랑답게 선수단을 이끄는 존재감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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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의 201안타는 10년이 지난 아직까지 불멸의 기록이다. 아직 200안타 고지에 올라선 선수도 없다. 가장 근접한 기록은 2020년(199개), 2019년(197개)의 페르난데스다. 서건창 이전 이종범(196개), 이후 최형우(195개) 김태균 손아섭 이정후(193개) 등 200안타를 향한 도전은 서건창을 제외하면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 도전중인 롯데 레이예스(현재 187개)는 15일 안타 3개를 몰아치며 144경기 환산 202개의 페이스다. 역시 만만찮은 대기록이다.
서건창은 200안타에 도전했던 선수들, 또 도전하는 레이예스에 대한 질문에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리스펙트한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경기 잘 보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지난해 LG는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서건창의 자리는 없었다. 구단의 배려로 9월 확대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지고도 우승반지는 받았지만, 서건창의 마음속은 씁쓸함으로 가득했다.
올해는 다르다. KIA 정규시즌 우승의 성과에 서건창의 지분도 분명히 있다. 그는 "큰 무대를 앞두면 나도 긴장된다. 젊은 선수들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조언하고 도와줄 부분이 있으면 하는게 내 목표이자 할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긴장하지 말라는 건 말이 안된다. 당연히 누구나 긴장이 되는데, 그 긴장감을 에너지로 바꿔야한다. 어렵지만 그걸 해내야 이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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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은 KIA 우승의 원동력에 대해 "기록보다는 선수 개개인이 다 자기 역할을 잘하고 있다. 나도 좋은 코치님들 만난 덕분에 좋은 시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끝내기는 1년에 1번도 내게 기회가 안 올 수 있는 거다. 찬스를 만들어준 다른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KIA는 지난 2009년, 2017년에 이어 7년만의 우승을 꿈꾸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하면 우승하는게 또 타이거즈의 스타일이다.
"우선은 정규시즌 우승이 목표다. 그 뒤는 아직 생각 안해봤다. 우리 선배들이 해오신 게 분명히 힘이 된다. 그걸 믿고 조금이나마 마음편하게 뛰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