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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때문에 생각을 바꿨어", DH는 MVP 자격 없다던 LAD 1루수의 고백...커쇼-베츠 격한 동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9-06 17:29


"오타니 때문에 생각을 바꿨어", DH는 MVP 자격 없다던  LAD 1…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이 지난달 22일(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5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 때문에 생각을 바꿨어", DH는 MVP 자격 없다던  LAD 1…
오타니가 8월 22일(한국시각) 시애틀전에서 3회 무키 베츠의 2루타 때 홈런을 밟은 뒤 프리먼과 하아피이브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사상 첫 50홈런-50도루 고지에 접근하고 있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이번 시즌 MVP에 오른다면 수상과 관련해 두 가지 기록을 갖게 된다.

하나는 양 리그에 걸쳐 MVP에 오르는 역대 두 번째 선수, 다른 하나는 MVP에 오르는 첫 번째 풀타임 지명타자로 각각 역사에 남는다는 점이다. 특히 두 번째 대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부정적'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수비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올시즌 오타니라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 서부 유력 매체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40년 베테랑 빌 플렁켓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 스타 오타니 쇼헤이 또는 풀타임 지명타자가 MVP를 수상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에 대한 MVP 수상 경력을 지닌 다저스 선수 3명의 의견을 전했다.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우익수 무키 베츠,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이에 대한 답을 밝힌 것이다.


"오타니 때문에 생각을 바꿨어", DH는 MVP 자격 없다던  LAD 1…
8월 24일(한국시각) 탬파베이전에서 9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리고 들어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기뻐하고 있는 오타니. USATODAY연합뉴스
프리먼은 "난 지명타자는 MVP 돼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올해 하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야구 선수로서 지명타자를 MVP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타니의 활약을 보라. 이전에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걸 하려고 한다. 그는 한 경기에 고작 4~5타석에 들어가지만, 50-50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지명타자가 MVP가 될 수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프리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인 2020년 단축시즌에 타율 0.341, 13홈런, 43타점, OPS 1.102로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는데, 1루수를 주로 보면서도 지명타자로 2경기에 나선 경력이 있다.

프리먼은 이어 "오타니 말고 다른 선수도 믿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베츠도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나도 지명타자를 MVP로 뽑는 건 아니라는 생각인데, 그 어떤 지명타자도 오타니처럼 하지는 못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상관없이 팀의 승리에 도움을 준 가장 훌륭한 선수가 MVP가 돼야 한다. MVP란 가장 가치있는 선수(Most Valuable Player)라는 뜻 아닌가. 오타니가 없었다면 우리 팀은 지금 위치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타니를 지지했다.

베츠는 보스턴 시절인 2018년 외야수로 128경기, 지명타자로 3경기에 나가면서 AL MVP를 차지한 바 있다. 타율 0.346, 32홈런, 80타점, 129득점, 30도루, OPS 1.078을 마크했다.

2014년 투수로는 가장 최근 MVP로 선정된 커쇼는 "MVP는 가장 가치있는 것들을 모두 망라해야 한다. 수비가 일정 부문 그 역할을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공격력이 너무 뛰어나면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다. 오타니가 MVP 자격이 있다"고 했다.


"오타니 때문에 생각을 바꿨어", DH는 MVP 자격 없다던  LAD 1…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달 24일(한국시각) 탬파베이전에서 9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1973년 AL에 지명타자제도가 도입된 이래 풀타임 지명타자가 MVP에 오른 적은 없다. 그러나 '파트타임' 지명타자를 하면서 MVP 오른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 가운데 지명타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선수는 1979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돈 베일러다. 베일러는 그해 선발출전 기준으로 좌익수 78경기, 우익수 19경기를 합쳐 외야수로 97경기, 지명타자로 65경기에 각각 나갔다. 외야가 본업이면서 지명타자를 부업으로 하며 전 경기에 출전, 타율 0.296, 36홈런, 139타점, OPS 0.901을 기록했다.

또한 지명타자가 MVP 투표에서 2위에 오른 건 4차례 있었는데,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선수는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오티스다. 그해 타율 0.300, 47홈런, 148타점, OPS 1.001을 마크한 뒤 AL MVP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1위표 16개를 포함해 331점, 오티스가 1위표 11개 등 307점을 각각 획득했다. MVP 투표 역사상 손꼽히는 근소한 차이였다.

앞서 양 리그에 걸쳐 MVP를 차지한 유일한 선수는 프랭크 로빈슨이다. 그는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던 1961년(0.323, 37홈런, 124타점)과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이던 1966년(0.316, 49홈런, 122타점) 각각 NL과 AL MVP에 선정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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