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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지난해 국내 고교 톱 파이어볼러 장현석에 관심을 갖고 스카우트할 당시 구단의 주머니 사정은 썩 좋지 않았다.
MLB.com은 당시 '지난 주 다저스는 화이트삭스에 유망주 투수 알드린 바티스타와 맥시모 마르티네스를 보내고 국제 보너스풀 자금을 확보했다'며 '그때는 단순한 트레이드로 보였지만, 며칠 뒤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다저스는 톱클래스 국제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그 시점 바티스타는 루키 레벨에서 싱글A인 란초쿠카몽가로 막 승격한 직후였고, 마르티네스는 루키 레벨에 몸담고 있었다. 두 선수는 각각 2022년, 2021년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다저스와 계약했다. 그러나 각각 1~2년 뒤 장현석 계약을 위한 구단의 자금 확보 차원에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다저스는 장현석에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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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격적인 마이너리그 수업에 들어간 장현석은 지난 9일 루키 레벨인 ACL 다저스에서 싱글A인 란초쿠카몽가로 승격됐다.
승격하자마자 등판한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콜로라도 로키스 산하)전서는 1⅓이닝 동안 2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비살리아 로하이드(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완벽했다. 3이닝 동안 1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삼진 7개를 빼앗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마이너리그 데뷔 후 가장 잘 던진 경기였다.
장현석은 루키레벨 ACL 다저스 소속으로 13경기(선발 10경기)에 등판해 24⅓이닝을 투구해 1승2패, 평균자책점 8.14, 18안타, 19볼넷, 49탈삼진을 기록했다. 제구가 아직은 들쭉날쭉하지만,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 등을 앞세워 발군의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며 싱글A에 올랐다.
란초쿠카몽가에서도 2경기 4⅓이닝 동안 3안타 4볼넷을 내주고 삼진 10개를 뽑아냈다. 평균자책점은 6.23으로 낮췄다.
ACL 다저스 시절을 합쳐 올시즌 마이너리그 28⅔이닝 동안 5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를 9이닝 평균 18.52개의 삼진을 잡아낸 셈이다. 압도적인 수치다. 올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가운데 단연 1위다.
경기 후 란초쿠카몽가 구단 홈페이지는 '선발 장현석은 퀘이크스 승격 후 두 번째 등판서 3이닝 동안 7타자를 삼진처리하는 등 날카로운(sharp)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저스 팜에서 장현석의 존재감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