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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시즌 삼성 라이온즈가 때려낸 708개의 안타 중 그 어떤 안타보다도 값지고 소중했다.
이날 삼성은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올해 켈리에게 강했던 삼성이었다. 켈리가 이전 3번의 삼성전 등판에서 승리없이 2패만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6.86으로 좋지 않았다. 지난 13일 대구에서 켈리를 만났을 때 8회까지 완투한 켈리를 상대로 8개의 안타로 6점을 뽑았다. 박병호와 강민호가 솔로포를 하나씩 쳤고, 이재현도 투런포를 기록했었다. 이날 윤정빈도 켈리를 상대로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기록한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 만난 켈리는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최고 149㎞의 직구에는 힘이 있었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역시 기대한 만큼 잘 꺾이면서 삼성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설마 설마 하던 퍼펙트가 8회까지 이어졌다.
초구 133㎞의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들어와 스트라이크. 2구째도 켈리의 선택은 체인지업이었다. 134㎞의 공이 바깥쪽 낮게 떨어졌다. 이 공을 윤정빈이 잘 받아쳤고 쭉 뻗어나간 타구는 중견수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가 됐다. 켈리의 퍼펙트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강민호가 병살타, 대타 김헌곤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결국 1점도 뽑지 못하고 0대4로 패배. 퍼펙트 게임을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
퍼펙트 게임을 깬 인물이 유망주인 윤정빈이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퍼펙트 게임을 깨야한다는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도 자신의 스윙을 가져가면서 정확히 때려 안타를 만들었다는 점은 그만큼 멘탈이 강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
지난 9일 1군에 올라와 이제 13경기를 뛰면서 타율 4할1푼(39타수 16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중. 퍼펙트 게임을 깨는 이 안타 하나로 삼성을 이끌어갈 차세대 타자임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