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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KBO), 일본(NPB), 미국(MLB) 세 리그 모두 정규 시즌 절반 정도 소화했다.
9이닝 당 볼넷 0.69. KBO, NPB, MLB의 규정이닝 이상 투수중 0.55의 가토 다카유키(니혼햄), 0.66인 잭 에플린(탬파베이)에 이어 한미일 최소 볼넷 비율 3위다.
볼넷이 적은 투수는 제구력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민혁도 원래 제구력이 좋은 투수인데 한층 더 좋아졌다.
"작년부터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생각을 바꿔서 '타자가 친다고 다 홈런이 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던지다보니 제구가 좋아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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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볼넷이 많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볼넷을 주면 도망가는 피칭이라는 인상을 타자에 주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던진 결과인 것 같습니다."
신민혁은 올 시즌부터 시작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효과를 본 투수 중 한 명이다. 신민혁도 그걸 느끼고 있다.
"작년 같으면 볼 판정이 될 수도 있는 높은 코스를 스트라이크로 잡아 주니까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습니다."
신민혁의 주무기는 체인지업. 총 투구의 40% 이상이다. 카운트를 잡을 때, 유인구로, 또 결정구로도 쓸 수 있다. 신민혁은 그 체인지업을 약 한 달전부터 구속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눠 던지고 있다. 제구 뿐 아니라 투구의 폭을 넓히고 있는 요소다.
좋은 제구력이 있고 볼넷이 적은 신민혁은 이상적인 선발투수다. 하지만 그런 투수가 꼭 승리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 야구의 어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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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결승점은 3회 1사 만루에서 신민혁이 3번타자 헨리 라모스에게 카운트 3B2S에서 내준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신민혁으로선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올해 처음으로 내준 볼넷. 라모스의 몸 쪽 낮은 코스에 제구된 공이 볼 판정을 받자 신민혁은 양손을 무릎에 얹고 고개를 떨궜다. 포수 김형준도 공을 잡은 자세 그대로 멈추며 아쉬움을 표했다.
강속구나 홈런은 한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야구의 재미다. 반면, 한 경기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재미, 제구의 매력을 갖고 있는 신민혁 같은 선수도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