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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타점 대기록에도 무덤덤 "2000타점 하면 얘기하시죠" 농담? 진짜 욕심? [수원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6-15 06:06


1600타점 대기록에도 무덤덤 "2000타점 하면 얘기하시죠" 농담? 진…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8회 2루타를 날린 KIA 최형우.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4/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중에 2000타점 기록하면 그 때 얘기하시죠. 하하."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늘 "기록에는 정말 관심이 없다"고 한다.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개인 통산 루타 신기록을 세웠다. '전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서 KBO리그 역대 1위가 됐다. 그런데도 "사실 별 느낌은 없다"고 얘기했다.

최형우는 14일 KT 위즈전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통산 1600타점. 이건 기록 경신은 아니다. 이미 자신이 타점 기록은 1등이고, 기록이 늘어날 때마다 새 역사다. 그래도 최초의 1600번째라 남다르다. 하지만 최형우는 "나중에 2000타점 하면 그 때 기록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겠다"며 웃어 넘겼다. 그는 "어렸을 때면 매일매일 기록 체크도 하고 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팀이 이기는 데 보탬만 되면 된다"고 밝혔다.

그래도, 최형우도 사람이다. 인간의 본능, 욕심이 없을 수 없다.


1600타점 대기록에도 무덤덤 "2000타점 하면 얘기하시죠" 농담? 진…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2회 서건창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한 최형우.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4/
최형우는 이날 6타점 경기를 했다. 12일 SSG전도 6타점이었다. 2012년 6월12일 삼성 라이온즈 소속일 때 처음 6타점 경기를 하고, 12년 만에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를 기록한 것이었다. SSG전 당시에는 "내가 6타점 기록이 있는지도 몰랐다. 최고 기록이 5타점인줄 알고 그동안 야구를 해왔다"고 했었다.

그런데 사흘만에 다시 타점이 마구 쌓였으니, 이건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회 투런포, 2회 3타점 2루타, 3회 1타점 단타를 쳐 3이닝 만에 6타점을 쓸어담았다.

남은 타석, 2가지 기록이 걸려있었다. 한 경기 최다인 7타점 이상, 그리고 3루타를 치면 사이클링히트였다.


1600타점 대기록에도 무덤덤 "2000타점 하면 얘기하시죠" 농담? 진…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2회 1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날린 KIA 최형우.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4/
최형우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바뀐 투수 박시영의 공을 강하게 때렸다. 3B 상황이라 원하는 공을 노리기 딱 좋았다. 힘있게 밀린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는데, 좌중간 펜스 상단 안전망을 때렸다. 2루타. 통한의(?) 2루타였다. 7타점도, 사이클링히트도 모두 날아갔다.


설마 이 타석마저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최형우는 "노렸다. 7타점, 사이클링히트 모두 노렸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최형우는 체구가 크니 발이 빠를 수 없다. 그는 "좌중간으로 가면 3루타는 사실상 불가능한 거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어디로 가도 안된다. 정말 이상한 상황이 나오지 않는 한"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2000타점. 최형우가 농담 섞어 얘기한 걸로 느껴진다. 그런데 아예 불가능한 수치도 아니다. 400개가 남았으니, 1년 100타점씩 4년 더 뛰면 된다. 올해 41세라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인데, 회춘하고 있다. 최근 KIA 이범호 감독은 "45세까지도 뛸 수 있겠다"고 진지한 전망을 내놨다. 최형우는 올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2억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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