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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900승 고지를 밟았다.
사연이 많은 900번째 승리였다. 1700경기 896승을 거둔 뒤 다시 1승을 올리기까지는 약 6년의 세월이 걸렸다.
2004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2011년 6월까지 정규시즌 960경기 동안 512승(432패 16무)을 거뒀다. 2011년 8월 '신생팀' NC 다이노스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2013년 1군에 올라간 뒤 2018년 6월까지 740경기에서 384승(324패 14무)을 더했다.
한화에서 첫 지휘봉을 잡고 치른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승리하면서 멈췄던 승리 시계를 돌린 김 감독은 3연승으로 899승까지 순식간에 닿았다. 그러나 홈으로 돌아와 치른 NC와 3연전에서 2패 뒤 마지막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면서 '아홉수'를 넘지 못했다.
결국 선수와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던 두산을 상대로 900승을 달성했다. 선발 투수 하이메 바리아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타선은 활발하게 터지면서 6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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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했는데 내심 한 주의 첫 경기를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나의 기록은 또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 첫 경기를 이렇게 이겨서 선수들과 팬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김 감독은 2018년 NC 사령탑에서 내려온 이후 감독 후보군으로 꾸준하게 이름을 올렸지만, 6년 간의 공백을 피하지 못했다. KBO리그 감독에 대한 생각을 접을 무렵 한화가 손을 내밀었다. 김 감독은 "구단에서 이렇게 결정해줘서 현장으로 올 수 있었다. 900승에 대해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한화에서 이렇게 나를 믿고 불러주셔서 승리할 수 있게 돼 고맙다. 또 두산과 경기를 했는데 두산에서 처음 감독을 했다. 두산에서 믿어준 덕분에 이렇게 발판이 돼서 지금까지 감독을 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스태프도 그렇고 팬도 그렇고 고마운 사람이 많다. 나 혼자서 되는 건 아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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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3연승을 하다가 홈에서 연속으로 패배하고 다음날 비기는데 그 경기가 굉장히 힘들더라. 1승이 어떨 때는 쉽기도 하지만, 1승이 굉장히 귀중하다는 걸 배웠다. 지금 외국인 선수(페라자)가 없는 가운데 열심히 해서 이긴 거라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했다.
역대 6번째로 세운 900승 금자탑이지만, 김 감독은 기쁨을 누리기 보다는 다음을 준비했다. 김 감독은 "감독을 오래하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 혼자 되는 게 아니라 고마운 사람이 많다. 내일 류현진 선수 등판이니 이제 빨리 잊고 그 경기를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우리가 5위 팀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잠실=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 역대 감독 최다승 순위
순위=이름=경기수=승=패=무
1=김응용=2910=1554=1288=68
2=김성근=2651=1388=1203=60
3=김인식=2056=978=1033=45
4=김재박=1812=936=830=46
5=강병철=1962=914=1015=33
6=김경문=1707=900=776=31
7=김영덕=1207=707=480=20
8=류중일=1242=691=53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