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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LG 트윈스가 2명의 타자를 상대로 3개의 연쇄 실책을 저지르며 점수를 내줬다. 현역 시절 수비 달인이었던 '염갈량' 염경엽 LG 감독의 속을 또한번 뒤집어놓았다.
그리고 맞이한 1회말. 삼성 리드오프 이성규의 타구는 내야를 살짝 벗어난 우익수 방면에 높게 떴다.
그런데 수비수 간의 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루수 신민재와 우익수 홍창기가 서로 공만 보고 따라가다 충돌하며 공을 놓쳤다. 신민재의 뒷머리와 홍창기의 입 근처 얼굴이 부딪친, 자칫하면 큰 부상이 나올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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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무사 2루가 된 상황. 삼성 2번타자 안주형은 희생번트를 댔다.
그런데 공을 잡은 김유영의 1루 송구가 빗나갔다. 공이 빠지는 사이 2루주자는 그대로 홈인.
그리고 빠진 공을 따라간 LG 우익수 홍창기가 급한 마음에 또 공을 빠뜨렸다. 발빠른 안주형은 그 사이 2루를 돌아 3루로, 그리고 홈까지 폭풍질주했다.
LG의 중계플레이에 이은 다급한 홈송구가 또 빗나가면서 안주형이 홈에서 세이프됐다. 비공식 인사이드파크 홈런이 됐다.
LG는 2사 후 김영웅의 타석 때 다시 1루수 오스틴의 실책이 나오면서 1회에만 무려 4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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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은 전날 구단 버스를 타고 대구로 이동했다. 하지만 최원태는 선발투수임을 고려해 KTX를 타고 따로 대구로 이동했다.
그런데 전날까지 멀쩡하게 훈련했던 최원태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것. 최근 8경기 중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호투하던 최원태는 이날 대구에서 MRI(자기공명촬영) 검사를 받은 결과 우측 광배근 미세손상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투수의 긴급 교체를 위해 박진만 삼성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
뒤이어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프로선수가 자기 몸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책임감이 없다. 팀 전체에 민폐를 끼쳤다"며 보기드문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스스로에 대해 "경기 전부터 김이 빠졌다. 뚜껑이 확 열렸다"라고 자조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뜨겁게 분노를 토해낸 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실수 연발. 염경엽 감독 입장에선 승패를 떠나 속이 상할 대로 상할 일이다.
LG는 6회말에도 1사 1,3루에서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뒤로 빠진 사이 3루주자의 홈인을 허용, 하루에 실책 5개라는 역대급 하루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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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