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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타 맞는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승부하겠습니다."
육선엽은 장충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 지명을 받은 대형 유망주 투수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투수로 삼성도 그에 대한 기대가 커 지난 시즌까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달았던 등번호 4번을 줬다.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하고 2군에서 계속 프로 수업을 받아온 육선엽. 선발로 4경기를 던져 승리 없이 1패만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 2.00을 찍었다. 삼성은 이날 5선발 이호성이 등판하는 날인데, 육선엽을 그 뒤에 받치는 1+1 전략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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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 직구 최고구속은 151km를 찍었다고. 변화구는 원래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을 던졌는데 프로에 와 슬라이더를 컷패스트볼로 변형시켰다고 소개했다.
장충고 출신인 육선엽은 동기인 황준서(한화) 김윤하(키움) 등이 이미 1군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육선엽은 "친구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뿌듯했다"고 말하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다들 연락했다. 자기 공만 던질 수 없으면 문제 없을 거라는 응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육선엽은 지난해 신인 지명을 받고 대구 홈경기에 앞서 시구를 했다. 그 때 공을 받아주고, 포옹을 해준 대선배 강민호와 1군 무대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다. 박 감독은 "이호성, 육선엽 어린 선수들을 고려해 경험 많은 강민호를 선발 포수로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육선엽은 "어린 시절부터 TV에서만 보던 선배님과 함께 한다니 꿈만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육선엽은 이날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할 뻔 했다. 이호성이 너무 잘 던졌다. 5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5-2로 앞선 상황, 육선엽을 대신해 두 번째 투수로 불펜 이승현이 출격했다.
하지만 7회초 이성규의 쐐기 스리런포를 포함해 4점이 추가되며 점수차가 9-2로 벌어졌다. 박 감독이 말한 편안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육선엽은 데뷔전 긴장한 탓인지 구속도 140km 중반에 그쳤고, 제구도 흔들렸다. 그래도 운이 따랐다. 선두 강승호가 잘 친 타구를 중견수 김성윤이 호수비로 걷어냈다.
볼넷, 안타,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정수빈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내며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내용은 부족했지만, 결과로는 성공적인 데뷔전이넜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km를 찍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