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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완벽투로 복귀 후 첫승을 거두며 우려를 딛고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첫 시작이 좋지 않았다. 3경기에서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4⅓이닝 동안 9실점을 했다. 프로 데뷔 이후 최다 실점이다.
비록 직전 경기는 악몽과 같았지만, 류현진을 향한 믿음과 경계는 여전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 또한 "류현진이 승리가 없지만 워낙 좋은 투수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를 잘 이용하고 강약 조절을 잘한다. 영리한 피칭을 하는 투수다. 체인지업, 느린 커브, 직구가 다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이어 "한국 최고의 좌완투수이지만 그 투수를 이기지 못하면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올해 우리가 스윕도 없고 3연승도 없다. 우리 선발도 브랜든이니 좋은 경기 해보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시절 류현진과 함께 인천에서 야구를 한 김재환은 "나도 (류)현진이 형과의 맞대결이 궁금하다"라며 "현진이 형과는 같은 지역 출신이다. 그런데 고교 시절에도 플래툰 때문에 한 번도 못 쳐봤다. 처음 만나 설렌다. 중학교 2학년 때 한 번 상대한 기억이 있는데 엄청 강렬했다. 지금도 커브가 정말 좋지만 그 때도 커브는 내 머릿 속에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동갑내기' 두산 포수 양의지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를 다녀온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 친구가 다시 와서 같이 경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라며 "열심히 하려고 한다. (류)현진이도 많이 답답한 거 같은데 지금 현진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팀이 중요하다. 우리도 마이너스를 빨리 플러스로 바꿔야 한다"라고 필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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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류현진은 총 94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32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8k㎞가 나온 가운데 체인지업을 31개를 던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커브(19개)와 커터(12개)를 곁들였다.
1회말 선두타자 김태근을 1루수 뜬공으로 잡았고, 허경민을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시켰다. 양의지를 상대로도 완급조절을 하며 3루수 땅볼로 잡았다. 1회 투구수는 13개.
2회말 선두타자 김재환을 뜬공으로 잡은 뒤 강승호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다. 양석환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첫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박준영을 상대로 2B에서 연속 5개 체인지업 승부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말 장승현과 김대한 김태근은 삼진-뜬공-삼진으로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특히 김대한이 친 우익수 앞 안타성 타구를 요나단 페라자가 집중력 있게 따라가 아웃으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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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에야 첫 안타를 허용했다. 양석환을 삼진으로 잡고, 박준영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첫 안타는 교체 타자에게서 나왔다. 포수 장승현이 4회초 수비 중 타구에 맞아 교체 출전한 김기연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대한과 9구의 승부 끝에 낮게 떨어진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6회 1사 후 허경민의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페라자가 놓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폭투가 나오는 등 흔들렸지만, 양의지와 김재환을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페라자는 두손으로 공을 잡으며 앞선 실책을 의식하는 듯한 수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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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7회말 장시환과 교체돼 복귀 후 4번째 등판을 최고의 결과로 마쳤다. 장시환 한승혁 주현상의 무실점 릴레이투에 힘입어 한화가 3대0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팀의 5연패를 끊으며 2012년 9월25일 이후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에 KBO리그 복귀 첫승을 거뒀다. 통산 99승째. 다음 주중 NC전에 대망의 100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