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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개막전 승리, 흔히들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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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KIA 더그아웃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만원관중 앞에서 추격을 따돌리고 얻은 승리의 기쁨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에게 승리라는 선물을 안긴 것에 더 고무된 눈치였다. 경기 종료 후 방송사 인터뷰에 나선 이 감독의 축하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더그아웃에 남아 '물폭탄'을 준비했다. 미리 준비한 꽃목걸이를 이 감독에게 건 채 물세례를 퍼부었다. 관중석에서도 이 감독의 현역시절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잘생겼다 이범호!" 구호가 나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승리 투수가 된 크로우도 물을 뒤집어 쓴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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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그동안 시즌 초반 고전을 거듭했다. 개막전에서 총력전에 나서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데미지를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개막전에선 타선이 일찌감치 폭발한 가운데 선발 투수가 버틴 이후 나온 불펜 필승조가 깔끔하게 경기를 막아냈다.
이 감독과 선수단이 만든 분위기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감독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선수들은 그런 사령탑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선보였다. KBO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 그 울림이 앞으로 만들어낼 효과 역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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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KIA의 개막전 승리도 어쩌면 시즌 뒤엔 그저 1승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과는 다른 스타트를 끊었고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 장면까지 만들어냈다. '웃음꽃 야구'를 앞세워 V12를 노리는 KIA가 최상의 스타트를 끊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