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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계 투구수 임박. 흔들리는 선발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위기에 몰렸다. 이미 한계 투구수에 임박해있었다. 경기전 이숭용 감독은 이날 김광현의 한계 투구수를 80~90개라고 설명했었다. 시즌 첫 등판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투구수는 무리가 될 수 있었다.
다음 타자 고승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또 한번 위기에 놓였다. 이미 투구수는 80구 돌파. 90구가 가까워지는 시점. 냉정하게 말하면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SSG는 2점 앞서고 있었고, 선발 투수는 한계 투구수에 육박했다. 허무하게 리드를 날려서 경기 흐름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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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감독의 '에이스' 대우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이번 시즌 김광현에게는 모든 전권을 주었다. 스프링캠프 훈련 패턴, 실전 등판 일자, 투구수 조절 등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게끔 했다. 심지어는 개막전 등판 여부도 김광현이 정하게끔 했다. 김광현이 개막전 등판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고, 감독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대망의 시즌 첫 등판에서도 빠른 교체가 아닌 믿음으로 기다렸다. 경기 전체를 조율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엄청난 배려이기도 하다.
물론 김광현도 '자율'의 무거운 책임감을 잘 알고 있다. 김광현은 "감독님이 모든 것을 저에게 직접 정하라고 하시는데, 그만큼 결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어깨가 무겁다"고 이야기 했다.
감독은 끝까지 김광현을 믿었고, 결과는 승리로 돌아왔다. 김광현은 "오늘 5이닝을 끝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 감독님이 이닝 마무리 해보자고 이야기 해주셔서 실점은 했어도 위기를 잘 넘기고 내려와 만족한다"고 돌아봤다.
이숭용 감독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쥔 첫승이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