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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다년 계약 제안까지 뿌리치고 화려한 메이저리그 복귀를 꿈꿨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치열한 경쟁 세계에 뛰어들었다.
1회말 선두 타일러 오닐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면서 출발한 뷰캐넌은 2번 라파엘 데버스를 3루수 내야 플라이, 3번 트레버 스토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가볍게 제압했으나, 4번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볼넷을 내줘 1,2루에 몰렸고, 5번 롭 레프스나이더에게 우전적시타를 얻어맞고 첫 실점을 했다. 6번 엔마누엘 발데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1회를 마무리.
2회말에도 선두 7번 타일러 하이너맨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1사 2루의 실점 위기에서 9번 니코 카바다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2점째를 줬다. 다행히 1번 오닐을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뷰캐넌은 2-2 동점 상황에서 3회 교체됐다. 이날 경기는 필라델피아가 6대7로 패했다.
사실 이 시기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이런 성적을 냈다면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고 걱정도 하지 않았을 터다. 시범경기까지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이기 때문에 2월 말에 안타를 맞고 점수를 주는 것은 문제가 없기 때문.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초청 선수 신분이면 걱정이 앞선다. 35세라는 나이는 메이저리그에선 베테랑이다. 당연히 몸값이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가린다. 메이저리그에 남으려면 그만큼 좋은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 심지어 좋은 성적을 보여줘도 여러 이유 등으로 시범경기서 성적이 떨어진 젊은 선수에게 밀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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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231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지명을 받은 뷰캐넌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4년에 메이저리그에 올랐다. 20경기에 모두 선발로 총 117⅔이닝을 던졌다. 6승8패 평균자책점 3.75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개막 로스터에도 들어가며 기대를 받았지만 15경기 2승9패 평균자책점 6.99로 2년차 징크스에 울어야 했다. 2015년 10월 5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서 6⅔이닝 6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을 한 것이 그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이 됐다.
2016년에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만 던졌던 뷰캐넌은 이후 무대를 아시아로 돌렸다. 2017~2019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던졌던 뷰캐넌은 2020년 삼성에 오면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살았다. 2020년 15승7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오른 뷰캐넌은 2021년엔 16승5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고, 2022년엔 11승8패 평균자책점 3.04를 올렸다.
지난해엔 30경기에 등판해 12승8패로 승리가 적었지만 평균자책점 2.54로 가장 좋았고, 188이닝을 소화하며 에이스로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구단에 다년계약을 요구했던 뷰캐넌은 그런데 지난 시즌 뒤 삼성이 2년 계약을 제시했음에도 끝내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시만해도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제안이 온 듯했다. 뷰캐넌은 재계약이 불발된 뒤 자신의 SNS에 직접 영상을 올려 삼성 팬과 구단에 아쉬운 이별 인사를 했었다.
곧바로 에릭 페디처럼 좋은 조건에 메이저리그 계약 발표가 나올 줄 알았으나 조용했다. 그러더니 자신의 친정팀인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필라델피아는 잭 휠러, 애런 놀라, 타이후안 워커, 레인저 수아레즈, 크리스토퍼 산체스 등 5인 로테이션이 갖춰져 있는 팀이라 예비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려야 한다.
에이스에서 도전자로 위치가 바뀐 뷰캐넌. 개막에 맞춰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했던 삼성 시절과 달리 지금 전력 피칭을 해야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