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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토종 1선발급 투수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생긴다. 어떤 감독이든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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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KBO리그에 데뷔한 문동주는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지난해 8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특히 국내 투수 최초로 공식 경기에서 160㎞의 공을 던지는 기록을 세웠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출전해 국제무대 경쟁력을 인정 받은 '차세대 국대 에이스'다.
한화는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라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있다. 지난해 팀내 최다인 11승을 거둔 페냐나 KBO리그 2년차를 맞이하는 산체스 모두 좋은 투수지만, 개막전이란 상징성 뿐 아니라 구위 면에서도 문동주가 1선발로 나서기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하지만 최고 투수 류현진의 복귀로 상황이 달라졌다.
가장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에이스와 가장 좋은 구위를 보유한 청년 에이스를 동시에 보유한 최 감독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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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한 지난해 후반기부터 실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구속은 떨어졌지만, 변화구 제구는 오히려 더 예리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수술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는 구속도 늘어날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 류현진이 선발이 부족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던 이유다. 예상대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KBO리그 내 류현진의 경쟁력은 톱클래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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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전 소화는 조금은 다른 영역. 한화 입단 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더라도 다른 선수에 비해 사실상 한 달 가량 늦게 시즌을 출발하게 된다. 불펜과 라이브피칭, 연습경기 등 실전 점검 기간을 고려한다면 개막전까지 날짜를 맞추기 빠듯할 수도 있다. 류현진이 선수단 합류 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최 감독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난의 리빌딩에 특급 에이스의 복귀로 활기가 도는 한화 이글스. '만년꼴찌'에서 KBO리그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탈바꿈한 한화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