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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우완 투수 케이시 켈리(34)는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5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11월 7일 열린 1차전에서 6⅓이닝 2실점(1자책) 호투를 했으나, 2대3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6일 뒤 5차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29년 만의 우승에 공헌했다. 2경기 1승-평균자책점 1.59. 노련한 승부사처럼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상의 경기력을 쏟아냈다.
외국인 투수들의 좋은 활약 없이 우승은 불가능하다.
4~5월 9~10위를 맴돌던 KT를 끌어올린 주역, 웨스 벤자민(30)과 윌리엄 쿠에바스(33)다. 벤자민은 5월 16일 LG전부터 7월 30일 NC전까지 8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에 열린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2. 에이스답게 견실하고 꾸준했다.
강력한 외국인 투수가 팀 위상을 바꿔놓는다.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30)가 없었다면, NC 가을야구가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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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변수가 많아 외국인 투수를 '로또'라고 하는데, 모든 걸 운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팀별로 편차가 큰걸 보면 시운뿐만 아니라 스카우트의 역량 차이가 있어 보인다. 결과가 그렇게 이야기한다.
최근 5년간 외국인 투수 성적을 뽑아봤다. LG, 두산 베어스, KT, NC, 키움 히어로즈가 100승 이상을 올렸다. 5개팀 모두 이 기간에 성적이 좋았다. 히어로즈를 제외한 4개팀이 정규시즌 1위를 하고,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히어로즈도 올해 꼴찌를 했지만, 2019~2022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특히 LG, 두산이 돋보인다.
LG는 켈리와 플럿코, 타일러 윌슨(34), 앤드류 수아레즈(31)가 5년간 128승(63패)을 쌓았다. 이 기간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최다승이다. 이들 4명이 1606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최고 멤버로 확실한 성적을 냈다. 켈리가 68승(38), 플럿코가 26승(8패), 윌슨이 24승(15패), 수아레즈가 10승(2패)을 올렸다.
두산은 LG보다 많은 8명이 1468⅓이닝을 책임지고, 118승(57패)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91. LG에 비해 선수 교체가 많았으나 큰 실패 사례가 없다. 시의적절하게 선수를 잘 바꿨다. 라울 알칸타라(31)가 33승(11패), 조쉬 린드블럼(36)이 20승(3패), 브랜든 와델(29)이 16승(6패)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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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일단 부상 경력이 있으면 무조건 배제한다. 위험 요소가 있는데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 요행을 바라면 안 된다. 실력이 좋으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데, 인성이 안 좋으면 잘 적응하지 못하더라. 선수의 평판도 살펴본다"라고 했다.
LG, 두산의 대척점에 KIA, 한화가 있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 초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닉 킹험(31)과 라이언 카펜터(33)가 4월부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해는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 1경기를 던지고 부상으로 퇴출됐다.
5년간 외국인 투수 8명이 76승(94패)에 그쳤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외국인 투수 승리가 가장 적었다. 투구 이닝도 LG보다 200이닝 넘게 적었다.
KIA는 5년간 무려 12명의 외국인 투수를 불러들였다. 이들이 거둔 승리가 총 79승(81패)이다. 교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카우트 파트의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애런 브룩스(33)가 올린 14승(9패)가 최다승이다. SSG 랜더스도 지난 5년간 12명이 오갔다. 부상 선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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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이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2019~2023년 외국인 투수 성적
구단=이닝=승-패=평균자책점
LG=1606=128-63=3.00
두산=1468⅓=118-57=2.91
KT=1639=113-81=3.82
NC=1382⅓=106-70=3.28
키움=1493=104-74=3.20
롯데=1631⅓=92-96=3.95
SSG=1323⅓=90-58=3.85
삼성=1489=88-79=3.63
KIA=1398=79-81=4.10
한화=1398⅔=76-94=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