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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미국 스타일에 가까운 야구를 한다고 들었다. 적응하는 데 조금 더 수월할 것 같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배울 준비가 돼 있다."(버치 스미스가 2022년 12월 18일 한화 구단을 통해 밝힌 입단 소감)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이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브라이언 오그레디가 2022년 12월 21일 한화 구단을 통해 밝힌 입단 소감)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스미스는 2⅔이닝 동안 2실점했다. 12타자를 상대로 60구를 던지고 자진 강판했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75. 첫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됐다.
개막전에 4번-좌익수로 출전한 오그레디는 22경기에 출전하고 퇴출됐다. 홈런 없이 타율 1할2푼5리, 8타점, 삼진 40개.
두 선수는 2022년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고 KBO리그로 넘어 왔다.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KBO리그 적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미스는 총액 100만달러, 오그레디는 9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손혁 한화 단장의 뒷목을 잡게 했던 세이부 출신 외국인 선수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가 용감하게 세이부를 거친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다.
삼성이 15일 영입을 발표한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넌(29). 올해 127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464타수 120안타), 15홈런, 50타점을 올렸다. 살짝 오그레디를 떠올리게 하는 스탯이다. 지난해 오그레디는 123경기에서 2할1푼3리(404타수 86안타), 15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콘택트는 맥키넌이 좋았고 홈런. 타점은 비슷했다.
맥키넌은 올해 퍼시픽리그 외국인 타자 중 타격, 안타 1위를 했다. 3할 타자가 두 명뿐인 리그에서 선전한 셈이다. 지난해 오그레디도 소속 리그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규정 타석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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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리그 경험과 적응이 별개라는 걸 오그레디가 보여줬다. 오그레디보다 희망적인 요소는 있다. 삼진수가 적고 선구안, 출루율이 좋았다.
삼성은 "일본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했다. 딱 1년 전 한화 구단 설명과 유사하다.
LG가 영입한 좌완 투수 디트릭 엔스(32). 총액 100만달러를 약속하고 데려왔다. 지난해 23경기, 122⅓이닝을 던지면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2.94. 연봉이 1억엔에서 1억7000만엔으로 뛰었다.
기대가 컸던 2년차에 순식간에 추락했다. 12경기에서 1승10패, 평균자책점 5.17. 지난해 절반에 못 미치는 54이닝을 소화했다. 4,5월 1번씩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고 부진이 이어졌다. 2군에서 잘 던지다가 1군에 올라오면 고전했다. 재계약 불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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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까지 쓸 만한 투수가 없다고 아우성 치는 요즘, 일본야구를 경험한 투수가 안전한 선택이기도 하다.
스미스는 지난해 20경기, 38⅓이닝을 소화하고 1승4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시즌 중에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다. 선발로 시작해 중간으로 밀렸다. 잦은 부상 이력을 걱정했는데, 시즌 첫 경기에서 사달이 나 한화를 공황에 빠트렸다.
일본야구에서 경쟁력을 키운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 일본야구 출신 외국인 선수들의 실패율이 낮았던 것은 분명하다. KBO리그 팀들이 일본을 거친 외국인 선수를 선호하는 이유다. 그러나 일본야구를 경험했다고 검증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 단정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한화도 올시즌 맥키넌과 엔스를 주시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