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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공부하는 구단이 이길 수 있다!
10개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타자, 투수 모두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다. 당장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로봇이 한다. 분명 사람이 판정하는 것과 존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이제 항의도 못한다. 무조건 따라야 한다.
결론은 하나다. 로봇심판이 어떤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는지 치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투수는 어떻게 던져야 로봇심판을 공략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하고, 타자는 그 특성을 이해해 존을 설정해야 한다.
이제 포수의 프레이밍은 의미가 없어졌다. 포수가 공을 잡는 마지막 위치도 마찬가지다. 뒤로 빠뜨리지만 않으면 된다. 로봇이 설정한 존만 통과하면 무조건 스트라이크다. 예를 들어 투수에게 가장 좋은 공은 홈플레이트 시작점에 높은쪽 존을 통과해, 홈플레이트 끝 아래쪽 존을 통과하는 공이다. 포수는 바닥에 미트를 대고 공을 잡아야 하지만, 결과는 스트라이크가 나올 것이다. 수십년 동안 이 공들을 볼로 골라낸 타자들이 바로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커브가 좋은 투수들이 큰 강점을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다시 말하면, 각 팀 감독과 투수코치들은 어느 궤적으로 존을 통과할 때 타자들이 공략할 수 없을지를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그 공을 던질 수 있는 연습을 충분히 시킬 필요가 있다. 슬라이더 각이 좋은 투수가 있다면, 바깥쪽 존을 거쳐 포수가 잡을 때는 육안으로 볼 때 볼이 되는 공을 던지게 해야 한다.
투수도 타자 공략에 신경을 써야 한다. 타자마다 존이 다 달라지지만, 원칙은 하나다. 타자의 임팩트 동작 때 무릎부터 팔꿈치까지가 존이다. 김선빈, 김성윤(삼성)과 같이 체구가 작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존이 좁아진다. 투수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정도 체격의 타자면, 존이 어떻게 설정되는 지를 미리 공부해야 수싸움이 수월해질 수 있다.
사람이 판정을 할 때 스트라이크와 볼의 기준은 칠 수 있느냐, 없느냐가 1번이었다. 예를 들어 마지막 포구 순간은 존 안에 들어와도, 소위 말해 '아리랑볼'같은 공이 와 타자가 칠 수 없다는 판단을 심판이 하면 볼이었다. 하지만 로봇은 그런 걸 가리지 않는다. 무조건 정해진 네모 존 안에만 걸치게 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린다. 일찍부터 준비하는 팀이, 개막 후 초반 혼선을 줄일 수 있다. SSG 랜더스는 지난 시즌 개막 10연승의 힘으로 통합우승까지 차지했다. 시즌 초반을 망치면, 기회는 사라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