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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뼛조각 발견됐지만…수술 대신 '도쿄→타이베이돔' 구대성 떠오른 '1차지명', 강행군 이유는?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12-08 08:00 | 최종수정 2023-12-09 09:00


발목 뼛조각 발견됐지만…수술 대신 '도쿄→타이베이돔' 구대성 떠오른 '1…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두산 이병헌.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26/

발목 뼛조각 발견됐지만…수술 대신 '도쿄→타이베이돔' 구대성 떠오른 '1…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병헌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발목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 그러나 당장은 '경험 쌓기'에 나선다.

이병헌(20)은 두산 베어스가 가장 성장을 기다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서울고 시절 특급 좌완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병헌은 고교 시절 팔꿈치 수술을 했지만, 두산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차지명으로 뽑았다.

이병헌은 2022년 9월 1군에 올라왔다. 9경기에 나와 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이병헌은 더 큰 기대 속에서 시즌을 맞았다. 확실한 좌완투수가 부족했던 두산은 이병헌이 한 자리를 차지하길 바랐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이병헌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현역 시절 구대성 선배의 느낌이 난다. 디셉션이 좋아 타자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투수가 될 것"이라며 활약을 기대했다. 이 감독과의 인연으로 호주 캠프에 왔던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도 이병헌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했다.

시즌 출발은 좋았다. 4월 나선 10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는 등 좌완 불펜진에 단비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조금씩 흔들렸고, 결국 1군과 2군을 오가던 그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27이닝 5홀드 평균자책점 4.67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이병헌은 두 차례 해외 출국이 이어졌다. 지난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비 엔트리에 선발된 그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도쿄돔에 가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병헌은 "다음에는 꼭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돔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귀국한 뒤에도 휴식은 많지 않았다. 3일부터 10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되는 제 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으로 나섰다. 두산 선수로는 유일했다.


발목 뼛조각 발견됐지만…수술 대신 '도쿄→타이베이돔' 구대성 떠오른 '1…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두산 이병헌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26/
발목 상태가 100%가 아니었지만, 경험을 쌓는데 많은 초점을 뒀다. 발목 부분에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수술이 필요했다. 다행히 당장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견을 받았고, 일단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 단계를 밟아나가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수술하지 않고, 대만에서 경험을 쌓은 뒤 내년 시즌까지 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으로서도 이병헌의 각성이 필요하다. 최근 두산은 좌완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과 최승용은 선발 자원이다.

좌·우 상관없이 타자를 잡아내는게 중요하지만 확실히 좌완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하는 강점은 있다. 현역 시절 최고의 거포 좌타자로 활약한 이 감독도 "중요한 상황에서 까다로운 좌완투수가 나오면 힘들더라. 주자가 있을 때 강한 좌타자를 막을 수 있는 좌투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목 뼛조각 발견됐지만…수술 대신 '도쿄→타이베이돔' 구대성 떠오른 '1…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김호준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4/

발목 뼛조각 발견됐지만…수술 대신 '도쿄→타이베이돔' 구대성 떠오른 '1…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백승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07/
두산은 내년 시즌 좌완 불펜으로 이병헌과 더불어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김호준, 올해 시범경기에서 2경기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백숭우 등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거는 이병헌이다.

이 감독은 "이병헌은 올해 헤드샷 사건도 있었고, 잠실에서 최형우 상대로 3점홈런도 맞았다. 1군과 2군도 자주 오가면서 실패의 기억이 더 많을 것"이라며 "야구선수는 안 좋았을 때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다. 이병헌이 내년에는 우리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기대를 걸어본다"라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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