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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의 첫 샐러리캡은 114억2638만원이다. 이는 선수들의 몸값이 모두 포함되는 액수다. FA의 계약금은 년수를 나눈 평균액수로 더해지기까지 하고 인센티브도 계산된다.
이렇게 10개 구단이 합의를 해서 만든 샐러리캡인데 시행하자 마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작 투자를 해서 성적을 내려고 하니 샐러리캡에 막히는 팀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LG는 내년시즌엔 처음으로 샐러리캡을 초과하는 구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내부 FA인 유강남과 채은성을 샐러리캡 때문에 잡지 못했음에도 샐러리캡이 거의 찼는데 이번엔 FA 임찬규와 함덕주 김민성까지 잡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재환 허경민 정수빈 등 내부 FA를 잡는데 자금을 투입했던 두산 베어스도 올해 FA 양의지를 다시 데려오느라 거액을 투자해 샐러리캡이 힘든 상황에서 양석환까지 4+2년 총액 78억원에 계약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몇몇 구단은 이번 FA 시장에서 영입하고픈 선수들이 있었지만 샐러리캡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현재 FA 시장이 미지근한 이유도 샐러리캡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다.
내년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FA 시장은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샐러리캡 때문에 자칫 FA 대박이 물건너갈 수 있다는 것. 전력을 보강하고픈 팀은 샐러리캡 초과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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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샐러리캡을 2026시즌부터 다시 산정해 적용할 예정이다. 그래서 2025시즌에는 한차례 샐러리캡을 초과시켜 벌금만 내고 2026시즌엔 높아진 샐러리캡에 맞추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2025시즌 후에 샐러리캡이 폐지될 수도 있다.
하위 팀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방법은 검증된 FA 영입이 확실한 방법인데 타구단의 FA를 빼내오려면 당연히 높은 몸값을 부를 수밖에 없다. 두산은 양의지를 영입해 9위에서 5위로 단번에 올라섰다. 양의지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상위팀 역시 우승을 위해선 FA 영입이 필요하다. LG는 육성과 FA 영입의 조화로 29년만에 우승을 거뒀다. 박해민 박동원 등 필요한 포지션에 데려온 외부 FA들이 한국시리즈에서 크게 활약하는 장면은 타구단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몸값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된 샐러리캡이다. 하지만 전력 강화라는 팬들의 명령을 따르려면 합리적이지 않은 몸값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샐러리캡이 도입 두번째 해에 이미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