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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야구에 무슨 망할 무승부냐."
KBO는 새 시즌부터 피치클락,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와 더불어 승부치기 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지난 7월 프로야구-대표팀 경쟁력 강화 방안인 'KBO리그-팀코리아 레벨업 프로젝트'에서 거론됐던 승부치기 제도는 큰 이견이 없는 한 새 시즌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9회까지 정규 이닝에서 승부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 연장 10회부터는 양팀이 루상에 주자를 배치해 놓고 승부치기를 통해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KBO리그는 출범 때부터 무승부 제도를 운영했다. 출범 당시엔 열악한 여건 탓에 일몰 후 경기 진행이 어려운 구장이 많았기에 불가피한 제도 도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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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시안게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12 등 국제 대회에선 승부치기 제도가 운영 중이다. 프로리그 중에선 미국 메이저리그가 2020시즌부터 연장 승부치기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국제 대회와 메이저리그식 승부치기엔 차이가 있다.
둘 모두 승부치기에서의 주자는 '실책에 의한 출루'로 기록된다. 승부치기에 등판하는 투수가 실점하더라도 자책점이라는 손해를 떠안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판. 하지만 국제 대회에선 무사 1, 2루에서 승부치기를 시작하는 반면, 메이저리그는 무사 2루 상황에서 승부치기를 펼친다. 전자는 대량 득점이 가능해 일찍 승부를 가릴 수 있으나, '빅이닝'이 나오면 박진감은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다. 후자는 실점하더라도 접전 상황이 이어질 수 있어 흥미는 배가되나, '빠르게 승부를 끝낸다'는 승부치기 본연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KBO 관계자는 "관련 제도 수립을 위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K-승부치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