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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실제 영상으로 보면 훨씬 더 좋습니다."
더거의 경우 메이저리그 통산 27경기에 등판해 무승 7패 평균자책점 7.17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사실상 빅리그급 선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트리플A에서 뛰는 유망주급 선수로 팀에 빈 자리가 있을 때만 한번씩 비정기적으로 콜업되는 정도였다.
SSG는 더거를 영입하면서 사실상 커크 맥카티와 작별했다. 1년전 영입한 맥카티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검증이 끝난 투수다. 24경기에서 9승5패 평균자책점 3.39.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퀄리티스타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안정감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맥카티가 재계약에 실패한 이유는 잦은 부상 때문이었다. 불운까지 겹쳐 잔부상이 많은 탓에 SSG도 고심 끝에 재계약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트리플A 성적도 이를 뒷받침 해준다. 더거는 올해 한번도 빅리그에 콜업되지 못했고, 트리플A 29경기에 전부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승10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얼핏 보기에는 선발 투수로는 오히려 부진한 편에 속한다.
함정은 소속 리그에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팀 소속이었던 더거는 마이너리그 중에서도 극악의 타고투저인 퍼시픽코스트리그에 속해있다.
더거의 평균자책점 4.31은 이 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최저에 속한다. 이닝도 146⅓이닝을 소화하며 두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은 143개나 잡아내면서 1위를 차지했다. 타자들이 극도로 강한 리그에서 이정도로 많은 삼진을 빼앗아낼 수 있다는 것은 결정구의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투수를 포기하고 데리고 올만큼 더거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2023시즌 시작도 하기 전에 1선발로 기대받았던 에니 로메로의 이탈로 첫 스텝부터 꼬였던 SSG. 새로운 투수 영입으로 반등에 나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