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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자꾸 LG 우승, 왕조의 첫걸음 하는데…내년엔 쉽지 않을 거다."
오승환은 아직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 아닌 FA 신분이다.
올해 41세라는 나이도, FA라는 신분도 이래저래 어색한 그다. 소속팀은 오승환에 앞서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4년 58억원에 영입하는 것을 우선했다.
FA 신분이라 한들 이적 의사는 없다. 오승환은 조심스러운 질문에 "시즌이 끝난 뒤에도 라팍에서 운동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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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세이브 외에도 오승환에겐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2005년 데뷔 이래 첫 선발 등판을 한 시즌이었다. 5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고, 이후 다시 마무리로 돌아갔다. 올시즌 58경기에 등판, 62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5패30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제 삼성 마무리는 김재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매년 삼성 팬들에게 (우승 등 좋은 성적에 대한)거짓 약속만 하는 것 같다"면서 "내년 목표는 우리팀이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게,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윤에 대해서는 "미국에 있을 때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었다. 정말 좋은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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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만의 우승을 이뤄낸 LG는 이날 올해의프런트(차명석 단장 이하), 감독(염경엽), 코치(이호준), 수비(박해민), 성취(신민재)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왕조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박해민은 수상소감에서 "내년에 또 우승하려면 이번에 FA로 풀린 우리 선수들(임찬규 함덕주 김민성)이 꼭 필요하다. 잡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차 단장도 "우리 선수들은 잡는 게 목표"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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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원래 다른 팀이 우승하는 거 보면서 그런 생각을 안해봤는데, 유독 이번 LG 우승은 샘이 많이 난다. 오늘 시상식 와보니 자꾸 '왕조의 첫걸음'을 얘기하지 않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몇년전부터 나이 얘기를 듣는다. 늘 자신있다고 답해왔지만, 조금씩 성적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아직 욕심이 남아있다. 팀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고, 마지막으로 삼성이 우승하는 와중에 나도 나이 얘기를 안 들어도 되는 성적을 한시즌은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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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