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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꼴찌→2위' '2패뒤 3연승'. 기적의 드라마는 '찐' 행복이었다[KT 2023]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11-02 18:23 | 최종수정 2023-11-14 09:40


'꼴찌→2위' '2패뒤 3연승'. 기적의 드라마는 '찐' 행복이었다[KT…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승리한 KT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7/

'꼴찌→2위' '2패뒤 3연승'. 기적의 드라마는 '찐' 행복이었다[KT…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13/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꼴찌에서 2위까지.'

정말 팀 이름을 따라가며 마법을 부렸다. 계속 기적이 일어났다. 아쉽게 가을야구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2대6으로 패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패후 3연승의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세번째 리버스 스윕을 보여주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한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그림같은 3대2 역전승을 따내며 꼴찌에서 우승으로의 기적 같은 드라마를 만들어내는가 했다.

하지만 2,3차전에서 막판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며 흐름을 LG에게 내주고 말았고, 4차전에선 불펜 데이로 막아보려 했으나 4대15로 크게 지며 승기를 넘겨줬다. 5차전부터 다시 선발 야구로 역전을 꿈꿨지만 이미 10경기째. 선수들은 지쳤고, 기세를 탄 LG를 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도 KT의 2023시즌은 마법을 부린 것 같은 기적의 연속이었다. 당초 LG 트윈스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던 KT였지만 시즌 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하며 어렵게 출발했다. 선발 투수, 불펜 투수에 야수들까지 부상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왔다. 소형준은 끝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고, 지난해 30홀드를 기록한 김민수와 주권 등 불펜 핵심 멤버들도 부상으로 빠진 채 출발했다.

배정대 박병호 황재균 강백호 등도 부상 등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경기를 해야 했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들도 부진에 빠지면서 KT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4월 20일부터 30일까지 9연패에 빠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늪에 빠졌다. 예전 약체였던 KT로 돌아가는 듯했고 급기야 5월초에는 최하위인 10위로 떨어졌다.
'꼴찌→2위' '2패뒤 3연승'. 기적의 드라마는 '찐' 행복이었다[KT…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5회말 무사 1루 박해민에게 안타를 허용한 고영표를 이강철 감독이 교체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13/

'꼴찌→2위' '2패뒤 3연승'. 기적의 드라마는 '찐' 행복이었다[KT…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L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악수를 나누는 이강철 감독과 염경엽 감독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13/
매년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반등하는 것이 팀의 루틴으로 생각했던 선수들도 이번엔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어두운 분위기가 드리웠다. 하지만 5월 하순 이후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팀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 보 슐서 대신 돌아온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1선발로 자리를 잡으면서 부담감에 들쭉날쭉 했던 웨스 벤자민이 제 모습으로 돌아왔고, 고영표와 엄상백 배제성도 안정을 찾으며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은 박영현과 올해도 여전히 안정된 마무리 김재윤까지 마운드가 제대로 돌아가면서 팀이 버티기 시작했다. 타자들 역시 선발야구가 되자 이길 수 있는 점수를 뽑아주게 되면서 확실히 예전의 승리 야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6월에 15승8패로 전체 1위에 오르며 탈 꼴찌에 성공한 KT는 7월에도 13승6패를 기록하며 5위까지 올라갔고, 8월엔 무려 19승4패, 승률 8할2푼6리의 압도적인 승리로 2위에 올라 1위 LG까지 위협했다. 하지만 엄상백이 갈비뼈 미세골절로 빠지게 됐고, 박병호도 종아리 부상으로 주루가 힘들었다. 톱타자 김민혁은 시즌 막판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결국 다시 시작된 줄부상 속에 1위 탈환은 무리였다.
'꼴찌→2위' '2패뒤 3연승'. 기적의 드라마는 '찐' 행복이었다[KT…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5차전. 7회초 2사 1루 KT 박병호가 삼진을 당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13/
그래도 빠르게 시즌을 마무리 지으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면서도 3주의 휴식기를 가져 부상 관리와 체력 회복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빨리 끝내면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 하지만 KT는 예상외로 쿠에바스와 벤자민이 나온 1,2차전서 포스트시즌 4연승을 달린 NC의 기세에 밀려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하지만 3차전서 고영표의 호투로 3대0 승리를 거두고 흐름을 바꾼 KT는 4차전서 사흘 쉬고 나온 쿠에바스의 역투와 타선의 폭발로 11대2 대승으로 2승2패로 마지막 경기까지 끌고 갔고 그리고 벤자민의 역투와 필승조의 무실점 피칭을 앞세워 3대2의 역전승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한국시리즈도 1차전서 9회초 문상철의 역전 2루타로 3대2의 승리를 따내며 가을야구까지 기적을 쓰는 듯했다.

2차전도 1회 4-0 리드로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8회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에 무너졌고, 3차전에선 9회초 2사후 오지환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맞고 말았다.


역전패 한 2경기 모두 1점 차 패배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패할 수록 더 커지는 피로. KT도 어쩔 수 없었다. 5차전에서 1차전 승리투수 고영표를 올리며 또 한번의 반전을 노렸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결국 LG의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래도 KT는 2023년 마법같은 여정을 보냈다. 시즌 초반 부진해도 희망을 놓지 않으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투혼을 보여주며 또 한번의 기적을 연출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시즌이었다. 박수를 받을 만한 마법의 여정이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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