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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드라마 해피엔딩' '우승확률 85%' 'FA 대박' 걸렸다[KS3 포커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11-09 21:48 | 최종수정 2023-11-10 06:40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LG 임찬규가 환호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06/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202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6일 잠실야구장에 열렸다. LG 임찬규와 오지환이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11.06/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2차전. LG 임찬규가 훈련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8/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성공한 덕후'인 LG 트윈스 임찬규가 한국시리즈 3차전에 오른다. 정말 우연의 일치로 21년전 LG의 역전패로 삼성이 우승했던 그날 11월 10일이 자신의 등판일이 됐다.

21년 전에는 울었는데 오늘은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임찬규는 '엘린이' '성공한 덕후'로서 LG가 21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르고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감동을 가지고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을 당시 그는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3학년때 응원했던 LG가 한국시리즈 6차전서 이상훈 코치님이 뛰어나가는 것을 보고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동점이 되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당시 뛰었던 선수들의 이름 다 기억이 난다"면서 "그때 봤던 한국시리즈에 이제 내가 올라가서 던진다니…"라며 감격해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에 나간다고 생각을 하니 안믿겨졌다. 신난다는 느낌보다는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는 임찬규는 "이것 자체가 낭만인 것 같고, 이보다 더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었다"라고 했다.

"이 드라마가 잘 끝나려면 잘 던져야겠지만 일단 여기까지만이라도 그 이상의 드라마는 없을 것 같다"는 임찬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극한의 상황이 올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한국시리즈에 간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뒀다.

그래서 한국시리즈 등판이 크게 다가왔다. 임찬규는 "한국시리즈에서 무조건 이겨야겠지만 결과를 떠나서 공 하나 하나 던질 때마다 그 장면 하나 하나를 다 머릿속에 남겨두고 싶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LG 임찬규가 15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전달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15/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15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A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6회초 2사 1,2루 강승호 타석때 교체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15/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경기 종료 후 펼쳐진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에서 임찬규가 우승깃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4/
그렇게 준비한 한국시리즈 3차전인데 그날이 정확히 21년전 자신이 보고 울었던 그 날이라니…. 그가 말했던 드라마같은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임찬규도 짧게 나마 LG의 암흑기를 보낸 세대다. 임찬규는 2011년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었다. LG가 2002년 마지막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한 이후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고 있을 때다. LG는 2013년에야 정규리그 2위로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암흑기에서 탈출했다.

그래서 임찬규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보게될 '엘린이'에겐 우승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임찬규는 "지금 엘린이들이 LG에 입단할 때 나처럼 우승이 없는 팀이면 안될 것 같다"고 웃으며 "더 자주, 많이 우승해서 좋은 팀으로 기억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4,5월 국내 선발이 힘들었을 때 임찬규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임찬규는 시즌 시작할 때 롱릴리프였으나 대체 선발로 들어왔고, 호투를 거듭하며 국내 에이스로 우뚝 섰다. 토종 최다승인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 지난 2년 간 구속 증가로 힘으로 붙다가 실패한 임찬규는 예전에 잘했던 터널링을 이용한 제구와 카운트 싸움으로 전략을 바꿨다. 빨라진 구속과 함께 14승으로 다승 전체 3위, 국내 투수 1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4회 LG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를 찾아 선발 임찬규를 독려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09/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1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 2회말 1사 3루 강진성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임찬규가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19/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1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 임찬규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19/
KT전엔 약했다. 올시즌 4번 등판(3번 선발)해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1을 기록했다.

중간 투수 때인 4월 2일 수원 경기서 2이닝을 던져 3실점을 기록했던 임찬규는 5월 17일 잠실 경기서 5이닝 8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7대3 승리와 함께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7월 5일 잠실 경기서 5이닝 동안 8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4대8 패배와 함께 패전 투수가 됐던 임찬규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7월 26일 수원에서 등판해 4⅓ㅇ닝 동안 6안타 4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팀이 1-3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 패전 투수가 될 위기였으나, 8회 2점을 뽑아 동점이 되며 패전은 면했다. 당시 경기는 3대4 LG의 패.

KT전 선발 등판 기록은 3경기 1승1패 평균 자책점 5.65다. 홈런을 내주진 않았지만 피안타율이 3할5푼2리로 꽤 높았다.

김민혁이 부상으로 대타로만 나오는게 임찬규에겐 호재. 임찬규에게 7타수 4안타(타율 0.571)로 매우 잘쳤다. 2루타와 3루타도 각각 1개씩 때렸다. 강백호도 7타수 3안타(타율 0.429)로 좋았는데 부상으로 빠졌다.

톱타자 김상수도 7타수 4안타로 좋았고, 황재균도 6타수 3안타로 5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알포드가 10타수 3안타로 3할, 박병호가 8타수 2안타로 2할5푼을 기록. 배정대가 2타수1안타, 문상철이 3타수 1안타 등 대부분의 KT 타자가 임찬규에게 안타를 친 경험이 있다.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LG 임찬규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11/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DH 2차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임찬규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17/

'21년전 울었던 오늘' '한국시리즈 첫 등판' '성공한 덕후'는 웃을까…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5/
이번 시즌 임찬규는 FA 재수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갖췄지만 스스로 신청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시즌 절치부심해 데뷔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여전히 예전의 임찬규를 생각하는 야구팬, 구단 관계자들이 많다. 올해 성적을 운으로 치부하는 이들이 있는 것.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의 성적이 결코 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등판에서 그 실력을 보여준다면 이번 FA 시장에서 선발 투수 최대어로 당당히 FA 신청서를 낼 수 있다.

낭만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위해. 임찬규의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이 드라마처럼 시작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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